한국일보

까치밥 하나

2014-02-2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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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찬 시인, VA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마음속 기다림은
새벽길 떠나 해 저문 순간에
모두 잊으며 살아온 세월인데

오늘도 해뜰녘 아침 표정은
뒤뜰에 아름답게 결실 맺은 감나무에
몇 개 따고 남겨놓은 까치 밥 하나
혹시 좋은 소식이 올까 아니 올까

나서는 발길에 까치가 울어 준다면
마음 구석진 곳에 햇살이 들어
웃음 가득 오늘도 땀 흘릴 터인데
기다리는 게 잘못일까 아닐까


남겨 놓은 까치밥 한 개가 적어서일까
내년부터는 서너 개 남겨 두어야지
꼭 울음 가득히 날아 오기를 기다리면
그 땐 좋은 소식도 함께 전하러 올거야

간밤엔 비바람이 몹시도 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꼭대기에 남겨 둔 단감 하나
까치밥은 흔적도 없이 떨어져 버려
앙상한 가지만 흔들려 슬픔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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