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화 ‘변호인’을 보고

2014-02-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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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규 / 은퇴 목사

한국에서 관객 1,000만을 돌파한 영화이자 고 노무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모델로 한 영화라기에 관심이 가서 극장을 찾았다.

영화 첫 머리에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허구임을 알려 드립니다’라는 자막이 지나간다. 1980년 초 부산지역 대학가의 이른바 부림 사건이 영화에서 부동연으로 다뤄진다. 1981년 신군부 세력이 민주화 세력을 탄압하기위해 학생운동단체 등을 반국가단체로 몰아 영장 없이 구금하고, 물고문, 전기고문으로 거짓 자백을 받아내는 때 변호사 송우석이 등장한다.

상업고교 출신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아 왕따 당하는 세무변호사 송우석은 부동산 등기부터 세금 자문까지 하며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린다. 그리고는 고시생 시절 밥값이 없어 슬그머니 자리를 떠났던 국밥집 아줌마를 찾아가면서 운명이 바뀐다. 안정이 보장된 길을 버리고 부동연 사건 변호인을 자청한다. 정권의 시녀가 된 사법부와 신군부 권력에 항거하는 변호인 송강호 연기가 일생일대 명연기다. 이런 대사가 나온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하지만 바위는 죽은 기고 계란은 살아있는 기다. 포기하지마라, 계란은 언젠가 바위를 뛰어 넘을 기라. … 바위는 깨지면 모래 밖에 안 되지만 계란은 깨지면 병아리가 되어 바위를 뛰어 넘는다” - 마지막 장면에 감동과 여운이 남는다.

아내와 큰 딸과 둘째딸이 같이 갔다. 관람을 마친 후 둘째 딸이 내 손을 잡으며 말을 한다. “아버지 그래도 희망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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