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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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사람?’ 철저한 분석부터 해라

2014-02-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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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선택

▶ 잘하는 과목·관심분야·보람 느끼나 등 자문, 적성검사도 참고, 장래의 직업과 연결시켜야

■ 자신에게 물어본다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조언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수험생은 일단 고등학교 카운슬러를 만나 조언을 구한다. 그리고 가족이나 선배에게 학창시절 어떻게 전공을 결정했는지 물어본다. 일찍 전공을 결정한 친구가 있다면 편하게 그 과정을 물어볼 수도 있다. 마지막 단계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과거, 현재, 미래와 관련된 질문들을 던지고 이에 답변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좋은 예이다.


1. 내가 정말로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2. 나에게 잘 맞는 일이 무엇인가?
3.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4. 개인적인 관심사는 무엇인가?
5. 나는 어떤 커리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6.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움 또는 보람을 느끼는가?
7. 좋은 성적을 받았거나 좋아했던 과목들은 무엇인가?
8. 커리어 적성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면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9. 특별한 기술이 있다면 무엇인가?
10. 커리어로 연결시키는 것을 고려할 만한 취미가 있는가?


■ 커리어를 생각한다

대학 졸업 후 반드시 전공분야에서 일을 하라는 법은 없다. 실제로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전공과는 관련이 없는 분야에 몸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커리어에 대한 확신이 서 있을 경우 전공을 정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했지만 일을 너무 싫어했을 경우 메디칼 분야를 전공 후보 리스트에서 지운다.

자신이 즐기고 좋아했으며 정말 남들이 잘한다고 인정했던 일을 곰곰이 생각하면 정답이 나온다. 즉 남들이 보는 객관적인 자아와 자기가 스스로 자신을 살펴보는 자아가 거의 일치하는 지점이면 자연스럽게 커리어로 연결되는 전공이 정해지게 마련이다.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친지들의 조언이나 주장대로 끌려가거나 남들이 좋다는 대로 따라 가다가 후회하고 방황하게 된다. 타고난 성격과 특성을 분석하고 적성을 찾아서 전공과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학부모와 학생이 같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대학에서 선택하는 전공은 졸업 후 취업 때 지원자의 자격요건을 심사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서두르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청년실업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고민하는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해마다 넘쳐나는 대학 졸업자에 비해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산업구조도 한 요인이 될 수 있고 정말 사회에서 원하는 스펙을 쌓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대학 캠퍼스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커리어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런 이유로 전공을 정하는데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

일단 대학에서 여러 종류의 교양강좌를 수강하며 탐색의 기간을 거친 뒤 대학 3학년이 되기 직전에 전공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 서두르지 않고 어떤 분야가 나에게 어필하는지 충분한 시간을 투자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시간을 끄는 것은 곤란하다.

전공을 너무 늦게 결정하면 졸업이 늦어지고 결국 학사학위를 취득하는데 더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의사, 변호사, 약사 등 학부과정을 마친 후 수년을 더 공부해야 하는 분야로 진출을 희망하면 교육관련 비용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된다.

물론 융자를 포함해 얼마든지 재정보조를 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어떤 전공을 택하느냐에 따라 공부를 마칠 때 융자상환 액수 또한 달라진다.


■인생은 장기전이다

전공은 자신이 정말 공부하고 싶고, 졸업 후 사회에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대학 입학 때부터 특정분야에 관심과 열정이 있어 공부를 한다면 이상적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시간을 갖고 차분히 하나씩 해결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약사가 되고 싶은데 영어를 전공했다고 해서 약대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본인의 노력에 달려 있을 뿐이다. 다만 한 가지 강조하는 것은 너무 특정분야에 치우친 단과대학보다는 일반적인 접근이 가능한 기초학문을 가진 단과대학을 들어가는 게 바람직하다. 이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기초학문을 공부하면서, 실력을 쌓은 뒤 대학원 진학에서 자신의 목표를 구체화시키는 것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권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의대를 나와 병원을 개업 후 환자들을 접하면서 이것이 내가 원하지 않았던 분야라는 것을 깨닫고 뒤늦게야 법대에 입학해 법률을 공부한 후 변호사가 된 사례도 있다. 물론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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