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6·25참전 최고명예‘호국영웅기장’

2014-02-1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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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주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2013년 7.27휴전 60주년 기념행사 때, 대한민국 6·25국가유공자회 박희모 회장이 생존 6·25참전유공자를 대표하여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보훈처장으로부터 6·25참전유공자 최고명예인 ‘호국영웅기장’을 받았다. 여느 훈장보다 특별한 의미 있는 기장이다. 다른 훈장은 어느 때나 공을 세우면 해당하는 훈장을 받을 수 있지만 이 호국영웅기장은 특별히 국가흥망 성쇠의 찰나인 6·25전쟁에 참여하여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킨 참전군인에 한하여 주는 정말 특별한 기장이다.
얼마 전, 155마일 휴전선 녹 쓴 철조망을 녹여서 7·27 휴전 60주년 기념메달을 만들어서 6·25참전 UN16개국 노병들에게 전달하여 참전 노병들을 기리는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에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여 기념사를 한 대대적인 행사였다.
60여 년 전, 비운의 동족상잔의 참혹했던 전쟁으로 수 백 만의 인명이 죽었으며 전 국토가 폐허의 잿더미로 변하고 민생이 헐벗고 굶주린 고난의 도탄 속에서도 오늘의 부국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목숨을 돌보지 않고 젊음을 나라에 바쳐 전쟁에서 승리한 6·25참전 유공자의 헌신의 대가이다.
만시지탄, 때늦은 감이 있으나 2013년 7월 24일 국무총리령 제1029호에 의거 생존한 6·25참전자 전원에게 호국영웅기장을 창제하여 수여했다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이 6·25전쟁 때 실전에 임했던 사람으로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비록 기장이지만, 국가가 사회가 이제라도 기억해 준다는 것으로, 영광으로 생각하며 기뻐할 일이며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6·25참전용사 전원에게 수여한다는 호국영웅기장 수여가 형평성을 잃고 있는 게 문제가 되어 많은 실전 참전 용사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가 참전용사라 할지라도 국적이 다르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어도단이다! 정말 기가 막힐 일이다. 모두 이유가 되지 않는 핑계요, 궤변이요 무책임한 처사이다.
어떻게 같은 시기에 같은 곳에서 같이 적과 목숨을 내걸고 싸운 영웅들인데 현재 살고 있는 곳이 다르다 하여 차별할 수 있으며, 참전용사의 정당한 공로가 인정이 되어 2008년 국가가 법으로 정하여 6·25참전수당을 균등히 외국 국적 자들에게도 지불하고 있음에도 그리 할 수 있는가? 또 예산문제도 그렇다. 세계의 7대 경제대국이요, 데모하다 투옥 당한 자들을 열사요, 투사요 하면서 엄청난 보상 및 연금을 지불하면서도, 정작 얼마 살아 남아있지 않은 유공 노병들에게 이렇게 까지 인색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조국에서 늦게나마 호국영웅기장을 만들어서 6·25참전 유공자 전원에게 수여한다고 하여, 이것으로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절체절명 국가존망의 위기에 나라를 지킨 영웅이었다는 증표로 남길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외국 거주자여서 수여가 불가하다는 소식에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6·25참전 수당은 주면서 외국에 거주한다는 것 때문에 호국영웅기장을 줄 수 없다니, 결국 우리는 조국 대한민국에서도 외면당하는 꼴이 되며 이 땅 위에 소속이 없는 고아 신세 같아 여간 씁쓸한 게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나 국가보훈처나 관계기관에서 깊이 재고하여 6·25참전 용사에게 국적을 가리지 않고 영예의 호국영웅기장을 수여하길 바란다. 이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노병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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