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봉사 왜 하나
▶ 재미·보람 있는 분야 찾아 나눔·사랑 실천, 대입 스펙 아닌 전공·비전 정하는데 중요
미국은 자원봉사의 나라이다. 어릴 때부터 자원봉사 정신이 몸에 배어 있는 시민들의 시민정신으로 나라가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를 치를 때는 물론 학교의 봉사에서부터 다운타운의 홈리스 돌보기에 이르기까지 자원봉사자가 없으면 사회기능이 마비될 정도이다. 어릴 때부터 자원봉사 정신이 몸에 밴 사람들이 평생 자원봉사를 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미국이 진정한 선진국이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의미가 벌써 퇴색된다.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진정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인생에도 큰 도움이 되고 그 결과로 명문대학에 합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자원봉사 활동의 의미
자원봉사 활동을 대학 입시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대학 입학 후 곧 자원봉사를 그만둘 것이다.
대부분의 한인 학부모들은 한국에서 성장하면서 학교에서 자원봉사의 중요성을 교육받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자녀들에게도 자원봉사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시키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자원봉사 활동을 해본 사람들은 자원봉사의 의미를 저절로 깨닫게 된다. 남을 위해서 일할 때 엔돌핀이 돌고 진정한 인생의 의미도 깨닫게 된다.
자원봉사 활동은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대학 입시를 위해 반강제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한 학생들도 크레딧을 얻는 것을 떠나 그 중요성을 깨닫곤 한다. 결과적으로는 다행스런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먼저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면 자녀도 자연스럽게 따라하게 되는 법이다.
■자원봉사 활동으로 얻는 것들
자원봉사의 의미부터 먼저 깨달을 필요가 있다.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학에 입학해 좋은 직장을 잡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가운데 직업에서도 성공을 거둬야 하지만 자신이 받은 것을 사회에 되돌려줘야 한다는 정신을 심어주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미국 사회의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자원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들도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이 되면 홈리스들에게 음식을 서브하며 일반 성인들도 자신의 시간과 돈을 써가면서 동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이들은 우리가 많은 혜택을 받은 사회에 진 빚을 도로 환원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로 진정한 풍요로운 삶의 모습이라는 것을 몸으로 깨닫고 있다.
또한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보면 약자나 가지지 못한 자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고 아량을 베풀게 되며 상대방에 대한 친절, 겸손을 배우고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자원봉사 활동은 따라서 강요되지 않고 자발적으로 순수한 동기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시간과 돈을 기부해서 거주하는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도울 수 있는 자원봉사 정신이 미국을 더욱 강하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재미와 보람도 중요하다
자원봉사가 중요하지만 부담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원래 부담스러운 일은 오래 가지 않는 법이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진정으로 재미와 보람을 느끼게 된다면 수혜자보다 자원봉사자 자신이 더 큰 혜택을 얻게 된다. 자원봉사자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다가 오히려 자기가 도움을 받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가령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지역의 학생들에게 학과목을 가르치면서 지식이 더욱 확고해지고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도 생기게 되는 청소년을 흔히 접하게 된다. 또한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는 진정성을 갖게 되며 대학 입학 사정관들의 마음을 더 움직이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자원봉사를 한 경험을 가지고 쓴 에세이와 이러한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쓴 에세이의 질은 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원봉사자는 사회적으로 성숙해지고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향상되며 다양한 계층에 대한 폭넓은 이해심과 함께 더 나은 인간으로서의 자질을 지니게 된다. 자원봉사를 통해 자신의 커리어와 전공, 미래에 대한 비전이 정해질 수도 있다.
■자원봉사 활동의 비중
자원봉사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대학에 진학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 입학 사정기준은 뭐니 뭐니 해도 학교 성적, 표준학력고사 점수, 에세이, 과외활동(자원봉사 포함), 추천서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자원봉사의 비중을 딱히 몇 퍼센트라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다만 여러 대학 입시에서 학과성적이 비슷할 때는 얼마나 독창적이고 지속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했는지 여부가 학생 선발의 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어드미션 매스터즈의 지나 김 시니어 디렉터는 “자원봉사 활동은 단순히 명문대 입학 이상의 의미가 있으며 이를 통해 학생이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다”며 “입학 사정관의 입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하버드 대학에 입학한 한 한인 여학생의 경우 3세 때부터 시작한 수영으로 싱크로나이즈까지 할 정도로 능숙한 수영실력으로 불구가 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등학생부터 자원봉사를 한 결과 하버드 대학에 거뜬히 합격했다.
지난해 하버드에 진학한 박우진군은 한인 청소년 봉사단체인 화랑레오 클럽 윌셔지부 회장, 학교 사이언스 보울 주니어팀 캡틴 등 리더십 포지션을 두루 경험하면서 충분히 자원봉사 활동을 한 것이 대입시에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두 남녀 학생이 모두 학업성적에서 탁월했음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