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연아

2014-02-08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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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연홍 시인, 버지니아

얼음 위에서 춤추던 한국 아마추어 소녀가
유럽의 얼음판,
캐나다의 얼음판,
일본의 얼음판을 석권하더니
이제 미국의 얼음판도 압도,
세계의 여왕이 되었나니
놀라워라

단단한 얼음판에서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칼날의 스케이트 위에
가냘픈 사춘기 여아처럼
고혹적인 여자는 없는데

얼음판에 미끄러저
엉덩방아를 찧어도
아름다운 여왕이 되는
볼가사의의 소녀,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진이


엉덩방아 찧는 여자가 여왕이 되기는 어렵다고
누가 말하면
그 자리
탐하지 말라고 일러두어라

여왕의 자격은
얼음판에서 넘어지고,
넘어지지 않는 기준이 아니라
바라보는 세계의 눈을
행복하게 해주는 기준에 있다고

겨울이 짧은 나라 소녀가
겨울의 여왕이 되었으니
빙하가 녹지 않도록 주문을 외우고
아름다운 겨울시들을
얼음위의 춤으로 바꾸는 마술사가 되어라

그러면 너는 정말 얼음 위 겨울 여왕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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