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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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연령

2014-02-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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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만식 / 윤동주문학사상 선양회원

노인학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20년 전의 일이다. 100년은 고사하고 50년 전만 해도 오늘날의 평균수명이 8대에 도달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노인학은 인기가 없었다. 또한 연구 대상이 될 고령의 임상환자의 수가 극히 제한되었기 때문이라는 의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양에는 전통적인 생사관이 있어 30세에 이름을 날려 성공하고 40에는 생활기반을 닦아 불혹의 나이요 50세에 이르면 죽음을 준비하는 나이였다. 드물게 환갑을 넘어 70 고령에 이르면 고려장을 지내는 구습마저 있었다.

얼마 전, 2011년 세계 평균수명이 발표되었다. 한국은 81.1세로 최장수국 일본보다는 생존 연수가 1년이 모자라며 영국과는 같고 프랑스와 스웨덴에 이어 세계 제 4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일본의 노인학을 이끄는 사람은 히노하라 시게아키 씨이다. 그는 장수 못지않게 건강의 질(QOL-Quality of Life)을 올리자는 모토를 내걸고 열정적으로 노화방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에 대한 비례를 남 78:76 여 86:82로, 임종에 앞서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기간이 남자의 경우 2년 여자의 경우 4년이란 통계를 내놓았다.

그런데 이 2-4년간의 말기 환자들을 진찰한 노인담당 의사들의 임상보고가 흥미롭다.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 환자 자신은 혼미한 상태 속에서 심지어 도움을 주고 있는 가족들에게도 미안하다는 생각을 별로 느끼지 않고 오히려 마음속으로는 100살 까지 살았으면 하는 생의 애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 수치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자신은 건강하다는 신념을 갖고 나이를 겸손히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시게아키 박사는 “좋은 습관을 일찍이 터득한 자는 그 열매도 크다”라고 말한다. 그는 올해 103세로 일본 굴지의 기독교 병원인 성 누가 병원에서 아직도 현역의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에도 여러번 방문, 노인학 세미나를 열었었다.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94세의 올가 코텔고 씨는 필드 트랙에서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채 워싱턴포스트 기자와 만났다. 대화 중 그는 공항에서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신을 벗으세요.” “못 벗겠습니다. 75세 이상이면 벗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판에 써있지 않소.” 그녀의 얼굴과 몸을 보며 나이를 믿을 수 없었던 공항 검색관은 자기 상관의 허가를 받고서야 그녀를 통과시킨 일이 있었다 한다.

식사는 가볍게 5-6회 거르지 않고, 저단위 아스피린과 관절 보충 비타민을 먹는다는 그녀는 수도쿠를 버리고 모두 운동장으로 나오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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