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의 눈사태

2014-02-01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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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선우 변호사 VA/MD

아마겟돈(Armageddon)이란 단어는 성경에 단 한번 나오는 것으로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의 큰날(의) 전쟁”이라고 되어있다(계시록 16장 14, 16절)
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즉 악한 인간세상의 종말을 의미하는 단어에 다른 접두어를 붙여 어떤 현상을 과장하는 매스 미디아의 관습은 이번 화요일에 발생한 조지아 주의 애틀랜타 부근의 눈사태에도 발로 되어 스노마겟돈(Snowmageddon) 이란 신조어를 쓰는 TV 앵커들이나 기자들을 볼 수 있었다.
아열대 지역인 미국 남부의 주요도시로 세계에서 제일 큰 국제 공항이 있고 여러 저명 회사들의 본부가 있는 애틀랜타는 대체로 폭설과 심한 추위를 겪는 곳이 아니다. 화씨로 1월 말의 최고/최저 온도가 49/28이고 2월은 53/30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번 주 화요일에 들이 닥친 눈사태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불편을 안겨주었다. 애틀랜타 만이 아니라 남부 여러 주를 강타한 폭설은 알라바마 주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다섯 명의 피해자들을 포함하여 여섯 명이 죽었고 미시시피에서의 간이 히터로 인한 화재 때문에 죽은 네 명 등 인명피해마저 있었다.
특히 조지아 주정부와 애틀랜타 시 정부관계자들이 화요일 아침에 학교들, 모든 비즈니스들과 관공서들을 같은 시간대에 문을 닫는 결정을 내린 탓에 한꺼번에 많은 차량들로 붐비게 된 ‘인터 스테이트 75‘ 등 국도와 주요 도로들이 마비되는 위기를 발생시켰다.
눈 때문에 길이 워낙 미끄러워진데 더해 그 같은 환경에서 운전해본 경험이 없는 운전자들의 기술 부족으로 수천 건의 접촉사고들이 발생했다. 그리고 18륜 트럭들이 때로는 3차 또는 4차선을 가로질러 멈추어 있는 탓에 워낙 남부라서 얼마 안 되는 제설차량들 마저 출동할 틈조차 없었던 모양이다.
심지어는 모든 차량들이 멈추어 있는 상황에서 구급차조차 올수 없어 자동차 안에서 남편과 경찰관의 도움으로 출산한 젊은 여자까지 있을 정도였다. 학교에서 퇴교하던 학생들이 통학버스에서 밤을 지냈는가 하면 몇천명의 학생들은 아예 학교에서 새우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니까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고생이었을 것이고 부모들은 안절부절 하면서 밤을 지새웠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자동차 안에서 열여섯 시간 이상 구조되기를 기다렸는가 하면 건강한 젊은이들은 차를 버려두고 4마일, 5마일을 걸어 퇴근을 시작한 지 20여시간 만에 집에 도착했다는 보도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남부 특유의 친절과 인정을 발휘한 사람들도 많다는 흐뭇한 이야기도 있다. 조그만 손수레에 물병과 햄버거 등을 싣고 멈추어선 차들에게 다가가서 나누어 주는 사람들 말이다.
또 식료품점 등 대형 가게들의 통로에 사람들이 즐비하게 누워 밤을 지내는 가하면 큰 도로변 모텔 등의 방들이 동이 나서 한방에 대여섯 명이 번갈아 휴직을 취하기도 했단다.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국도와 주요도로들 변두리에 방치된 자동차들의 주인들을 민병대들의 험비 차량으로 데려다 주고 대부분 소진된 휘발유도 채워줌으로써 점점 정상을 회복하고 있다는 뉴스다.
이 부근에 사는 사람들도 1월 달의 혹독한 추위로 예년에 비해 고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상 기온의 현상을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심지어 어떤 상원의원은 이번 달의 혹심한 추위로 보면 지구 온난화라는 것이 맞는 말인가를 의심하게 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어떤 칼럼니스트의 지적대로 지구 온난화 현상을 부인하는 사람들은 지구가 남반부와 북반부로 나뉘어 있어 북반부가 평균치를 훨씬 밑도는 혹한을 겪고 있는 반면 호주 사람들은 지금 현재 쩔쩔 끓는 더위 때문에 고초를 당하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거나 무시하고 있는 듯하다.
멜본 시에서 열린 오스트레일리아 오픈 테니스 게임이 화씨 109도의 온도 때문에 중단될 정도였고 어떤 선수의 플라스틱 물병이 녹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1월 내내 기침과 가래 등 가벼운 감기 기운이 심기를 불편하게 한 탓인지 강추위가 지겹게 느껴진다. 그러나 미네소타나 시카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셈이라 불평을 한다는 게 그릇된 일이라고 자책을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봄이 제발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것은 나만의 바람이 아닐 것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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