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람간의 믿음

2014-01-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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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윤연실 / 역사교사

이곳에 정착한 후 몇 년 간은 아파트생활을 하다 첫 집을 장만했다. 집 열쇠를 받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새집에서 하나하나 우리 힘으로 집을 꾸며가다 많은 기억을 남긴 채 집을 팔기로 결정했다.

그때 알게 된 부동산 중개인이 계신데 집을 알아봐 주시는데 우리 입장을 대변해서 일을 해 주시는 걸 보니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예산으로 학군 좋은 집을 사려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는데 중개인의 도움으로 마음에 드는 집을 계약할 수 있었다. 나중에 집주인의 얘기를 들어보니 중개인께서 거의 날마다 집에 가셔서 대화도 하시면서 집 주인과 신뢰를 쌓고 한 부분이 크게 작용해서 시세보다 싸지만 우리가 제시한 가격에 팔기로 마음을 정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 집에서 몇 년을 살며 중개인 아저씨와도 계속적으로 친분을 유지하면서 지내던 중 딸의 학교 이유로 다시 이사를 가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에 문외한인지라 2012년 여름에 집을 팔고 2013년 봄까지도 집을 못 구한 채 가격만 가파르게 오르는 걸 지켜봐야만 했다.


그러다 집사는 문제를 잊고 중개인 아저씨에게 몇 집을 알려드리고 한 번 봐주십사 말씀을 드리고 가족여행을 갔다. 여행 후 메시지가 와서 보니 예전과 같은 방법으로 집주인과의 유대를 쌓아 오픈하우스 없이 집을 계약했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모든 일이 이런 것 같다. 신의를 갖고 대하고 행동하면 반드시 상대도 그만큼 진심으로 대해주신다는 걸 나는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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