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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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제리코 고교 12학년 신정은 양

2014-01-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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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과학놀이에 푹~ 빠졌죠”

▶ ‘주니어 노벨상’ 인텔 과학경시대회 결승 진출 쾌거

“사람들에게 편리함과 이로움을 줄 수 있는 공익을 위해 연구하는 물리학자가 되고 싶어요”

지난 22일 발표된 ‘2014 인텔과학 경시대회’(Intel STS) 결승 진출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롱아일랜드 제리코 고등학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신정은(미국명 케이틀린·사진) 양.

’원시적인 블랙홀 상태에서 광자와 양전자 방출’을 주제로 한 연구이론을 발표해 심사관들의 큰 주목을 받은 신양은 오는 3월6~13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최종 결선에서 40명의 결승 진출자와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이번 대회가 주니어들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과학경시대회인 만큼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각종 매체들의 인터뷰 요구가 쇄도하면서 신 양은 요즘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어린 시절부터 과학이나, 수학분야에 관심이 많다보니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즐겁게 고민하는 방법을 터득했을 뿐"이라는 신양은 "다른 학생보다 특별한 것이 없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마치 천재인 듯 바라보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는 아버지와 롱아일랜드 음대교수를 지냈던 어머니는 딸을 공부에만 몰두하는 영재가 아니라 호기심 많고 질문을 부끄러워 않는 평범한 학생으로 기르고자 했다.어린 시절 부모님께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은 얻는 것이 신양에게는 가장 신나는 놀이 중 하나였다. 학교에 입학하고부터는 그 놀이가 자연스레 학과 공부로 이어졌다. 논리의 즐거움을 서서히 깨우치자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과학’이나 ‘수학’에 대한 관심과 집중도가 높아졌다.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5세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학교 공부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흥미’로 출발한 악기 연주가 점점 ‘재능’으로 이어져 각종 음악경연대회의 입상 기록이 하나씩 늘어갔다. 덕분에 지난 2년간 롱아일랜드 유스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과학, 수학 공부를 좋아한다고 마냥 책상머리 앞에만 앉아 있는 것은 아니다. 또래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맘껏 뛰어다닐 수 있는 체육활동도 열심히 즐긴다. 고등학교 진학 후부터는 교내 배드민턴부에서는 주장까지 맡고 있다.

학업, 음악,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각종 수상기록도 즐비하지만 신양은 스스로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오히려 ‘매사를 재미있게 즐길 줄 아는 평범함’이 바로 신양이 가진 유일한 비범함이다.

신양은 현재 하버드, 컬럼비아, MIT 등에 입학원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학에 진학하면 물리학을 전공해 그동안 품어왔던 수많은 궁금증을 맘껏 풀어 볼 생각이다.

입자 물리와 우주론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뉴욕 퀸즈 출신의 여성 이론물리학자 리사 랜들을 존경하고 ‘행복을 나눠 주는 과학자’가 되고 싶은 신양은 토마스 신씨와 이세리씨 사이의 1남1녀 중 장녀이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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