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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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2014-01-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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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윤원정 / UC 버클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가끔 주변 사람들과의 깊이 없는 대화들과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인위적인 관계들에 지칠 땐 나는 과연 사회적 동물이 맞는가 고민하기도 하지만, 이미 사회의 일부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이상 나도 ‘사회적 동물’이라는 타이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의 사고는 대부분 부모가 만든다.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각각 그 일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부모에게 배우며 부모의 가치관, 생각, 그리고 사고를 물려받는다. 물론 그 물려받음의 정도는 부모의 육아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분명히 부모는 ‘나’의 자아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

고등학교 입학부터 대학교 3학년인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을 때 인간이 자아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나는 부모님과 떨어져 보냈다. 미국 학교에서 공부하며 내 나름대로의 가치관도 뚜렷해지고 삶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꾸려내고 싶은지도 천천히 여러 경험들을 하며 만들어갔다. 물론 아직 이십대 초반인 나이인지라 나는 어떤 사람이다 라고 주장하기엔 미숙함이 분명 있지만, 어느 정도의 가치관은 있는지라 누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하는 상태는 아니다.


자아를 형성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또 때로는 용기가 필요하다. 때문에 뿌듯한 일이면서도 두렵기도 하다. 최근 들어 부모님과 나눈 대화들 속에서 난 어릴 적 물려받은 부모님의 사고를 바탕으로 나만의 가치관을 세웠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홀로서기가 있다. 태어나자마자 속해지는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에서의 홀로서기는 어떤 형태이던 힘들 것이다. 지금 겪고 있는 생각의 홀로서기 역시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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