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의
2014-01-21 (화) 12:00:00
흰 눈이 펄펄 하염없이
날려 내리는 날 오후에는
검정 우산을 쓰고 나가지
물상(物像)에 가만히 다가서는
부푼 가슴속 행여 다칠까봐
태고 전설처럼 받쳐 주려하지
포도송이처럼 천에 달라붙는
육면체 얼굴에 매달린 허상
사뿐히 감싸주는 반짝 그림자
우산살 사이로 내다보는 백설
무거운 마음 손잡고 걸을 때
상념 두께만큼 묻은 손때가
그림자 안으로 흐르는 저녁
하늘의 정겨운 대화 잠재우려고
점점이 맺힌 눈 그림자 길이
지상에서 더 벗어나지 못하는
그것은 바로 내 부자유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