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말이 뭐길래

2014-01-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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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조명철 / 워싱턴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격언이다.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는 격언이지만, 이 말은 동시에 말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인식시키고 있기도 하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지기도 하고, 자신이 한 말로 자신이 죽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교만과 죄악의 상징인 바벨탑, 신은 그 바벨탑을 무너뜨리는데 무엇을 사용했던가? 말의 혼동이다.

우리는 거짓말의 홍수에 무감각해져 있는 듯하다. 4대강 사업이 산천을 살렸고 나라를 살렸다고 말한다. 분명 많은 비리와 부정과 불의를 보았는데 도덕적으로 가장 완벽한 정권이라고 말한다. 그럴싸하게 포장해 놓았던 공약들을 야금야금 어기고 있다. 거짓말이다.

정상을 비정상이라고 말한다. 비정상을 정상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대통령에게서 도덕성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도덕성을 찾기에는 그들도 구멍 난 양심이 찔리는 데가 너무 많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말로 먹고 산다. 말로 메시지를 전한다. 그런데 때론 나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고 해가 될까 늘 두렵다. 말만 그럴싸하게 유창하게 해대는 그런 말쟁이가 될까 늘 두렵다.

말의 해를 맞이해 말을 수련해야겠다. 입에 재갈을 물리라고 하신 뜻을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올해는 내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에게 위로와 따뜻함과 사랑을 가져다주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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