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 ‘올 캐시(all cash’ 바람이 거세다. 올 캐시 구매란 모기지를 끼지 않고 주택을 현금으로 한 번에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왜 주택 구매자들은 올 캐시를 선호하는 것일까? 올 캐시 부동산 시장에 부는 ‘올 캐시’ 구매의 현황과 장점, 올 캐시 구매시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 주택구매 절반 ‘올 캐시’
올 캐시 바람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부동산중개업체 리얼티트랙이 지난달 발표한 2011년 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의 전체 매매 대비 올 캐시 비율을 살펴보면 17%~23% 사이를 차지하던 올 캐시가 지난해 5월부터 수직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통계인 지난해 11월 기준 올 캐시가 전체 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2%로 조사가 시작된 2011년 1월 이후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올 캐시 비율은 57%로 2005년 19%에 비해 3배나 늘었다.
보고서는 올 캐시 바이어가 급증한 이유는 주택시장에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을 보수해 파는 플리핑 투자자나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바이어들이 늘고 있다.
셀러들의 올 캐시 바이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엄격해진 은행의 융자승인 기준으로 바이어들이 융자에 실패하는 경우들이 예년에 비해 자주 발생하면서 계약 무산을 우려한 주택 소유주들이 올 캐시 바이어들을 더욱 환영하고 있다.
■ 올 캐시 매매, 시간·비용 크게 단축
올 캐시 매매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무엇보다 현금으로 집을 구매할 경우 매매과정이 훨씬 간단해지고 셀러와 흥정과정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 셀러들은 올 캐시 구매자를 선호하는데 이는 모기지 승인과정과 같은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고 클로징까지 훨씬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출자가 사전 모기지 승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실제적인 매매과정에서 대출기관으로부터 거절당할 수 있다. 모기지 업체인 엘리 매에 따르면 모기지를 신청하고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만 평균 47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셀러는 이러한 편의성 때문에 집값을 깎아주는 등 올 캐시 바이어에게 최대한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에 바이어가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장기적인 면에서 현금 구매자들은 모기지를 낀 구매자들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주택을 구매하게 된다. 30년 모기지의 경우 매달 나가는 원금과 이자를 고려하면 대출금은 원래 집값의 2~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현금 매매는 모기지 매매에 비해 클로징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모기지를 얻게 되면 대출기관의 담당 변호사 비용 평균 750달러, 모기지 신청서 작성비용 600달러 정도가 추가로 들어간다.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바이어들은 서류 준비와 모기지 등 주택매매, 모기지를 갚지 못한 주택 차압 등 걱정거리를 한 번에 털어버릴 수 있다. 혹시 닥칠지 모르는 실업이나 부상 등을 겪어 가구소득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집을 잃을 위험이 없다. 올 캐시 매매의 경우 주택 에퀴티도 좋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할 때 이를 담보로 융자를 받기도 쉽다.
■ 올 캐시 매매 가이드라인
무엇보다 현금 주택매매가 자신의 재정상황에 적합한지부터 확인한다. 자신이 가진 현금을 모두 집을 사는데 쏟아 붓기 전 여유 자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투가 옵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가늠해본다. 만약 현금을 집 구매 대신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 나오는 이익이 모기지 이자보다 높다면 현금 매매를 재 고려해 볼 수 있다.
현금 매매를 결정했다면 올 캐시 바이어의 유리한 입장을 최대한 활용한다. 자신이 원하는 클로징 일시나 주택 수리, 주택 워런티를 요구하거나 셀러에게 클로징 비용을 부담해줄 수 있는지 문의해본다.
현금 매매 경험이 있는 부동산 중개인이나 변호사를 선임한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있으면 시간 절약은 물론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법률문제를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주택 매매 시 드는 비용과 사후 비용을 미리 계산한다. 올 캐시 구매 시에는 주택 감정비, 모기지 신청비, 클로징 비용 등 주택 매매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비용을 면제된다. 그러나 그만큼 주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주택의 투자 가치가 낮거나 예상외로 높은 세금 등 매매후 발생 비용에 대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올 캐시 매매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적으로 모기지 대출자들이 얻는 주요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연방 국세청(IRS)은 주택 소유주들이 최대 100만 달러의 모기지에 대해 지불한 이자에 대한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이스트코스트부동산의 윤민선 부동산 중개인은 "최근 퀸즈를 비롯해 뉴욕에서 집을 구매하는 경우의 절반이 올 캐시"라며 "그러나 은행이 아닌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곳에서 나온 자금으로는 충분한 현금이 있다 하더라도 주택 구매를 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