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족이라는 이름

2014-01-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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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연실 / 역사교사

▶ 나의 의견

모국을 떠나 1세로 타국에서 생활한다는 게 쉬운 일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누구와 함께 그 길을 가느냐에 따라 가는 삶의 여정의 모습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결혼과 동시에 한국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지만 몇 달 즐겨보지도 못하고 미국생활을 결정해 오게 되었다. 결혼 자체도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모습이 바뀌는 것인데 거기에 타지생활까지 더해지고 임신까지 하게 되니 얼마나 힘겨웠었는지 모른다.

어느 가정이나 그렇겠지만 나 또한 남편과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부딪치고 속상해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편과 나, 단둘이서 풀어야 하는 문제였기에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이 타지에서 우리밖에 없음을 강조하면서 맞춰나가다 보니 요즘엔 내가 남편의 성격을 많이 닮아가고 남편도 나를 많이 이해해주고 배려해준다.


몇 년 전에 남편이 잘 아는 지인과 벤처사업을 한 적이 있었다. 정말 딸아이가 크는 것도 못 볼 정도로 매달렸고 최선을 다해 일을 했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게 끝나게 되었다. 그때 낙심하며 힘들어 하던 남편을 보면서 속으로 맘 아파하면서도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남편은 그 시기를 극복해 갔다. 남편은 그때 참으로 고마웠다고 종종 얘기해 준다. 나는 시련을 통해 강해진다고 믿는다. 물론 그 시련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때 옆에서 함께하는 가족이 있다면 어떠한 강한 시련도 현명하게 넘어갈 수 있다고 경험으로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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