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500년 전 당신의 선조는?

2013-12-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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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김휘국 / 워싱턴침례대 교수

지난 6월 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서울에 2주일 정도 머물었는데, NLL 문건과 관련한 정상회담의 내용들이 수면 위에 나타났다. 25년의 젊음을 바쳐서 지켜온 조국의 영해를 친북 좌파들이 비밀리에 적에게 넘기려고 한데 대하여 분개하였고, 이를 성토하기 위하여 한국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글을 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일부 좌파 지식인들이 교묘한 수법으로 순진한 젊은 학생들을 선동하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한국정치가 낳은 폐해라고 생각했다. 3김 씨가 이전투구 하는 정치판에서 목적과 수단을 구별하지 못하고 어떤 경우에라도 싸워 이겨서 집권을 해야 한다는 잘못된 가치가 자리 잡은 것이다. 보수 우파들도 지금 특정지역 사람들을 친북이나 종북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것 역시 잘못된 일이다.

지난여름 버클리에 사는 딸의 주선으로 우리 전 가족의 DNA 테스트를 하게 되었다. 이 테스트를 통해 500년 전 나의 선조는 25%가 일본인, 18%가 조선인, 2%가 중국인, 그리고 나머지가 동북아시아 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나의 첫째 사위는 한국 태생인데 그의 선조가 85%가 중국인 것으로 되어 있다.


우리는 단일 민족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있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잡종인 셈이다. 그렇다면, 동서갈등을 부추겨 정치선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만이 ‘순종’인양 행세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넬슨 만델라 같은 위대한 사람은 그렇게 핍박을 받았음에도 집권 후 보복 없이 그의 박애사상을 실천했다. 좁은 땅에서 지역갈등을 부추겨 국가이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래도 납득이 안가는 사람은 DNA 테스트를 해서 자신의 선조가 누구인가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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