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겨울 나무

2013-12-1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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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행원 / 센터빌, VA

나는 인적이 뜸한 길 모퉁이
집착과 욕망을 훌훌 털어 버리고
정신의 균형을 잡고 영혼을 바로 세워
남은 삶을 착하게 살고 싶은 겨울 나무,

지난 봄 무성하던 초록의 잎들은
한때 잠시 나의 영혼의 외 피를 감싸고 있던
산뜻했던 옷 가지에 불과 했다는 사실에
겸허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지난 여름 탐스럽게 열렸던 열매는
나의 영혼의 주머니 속에서 자라던
물질에 대한 탐욕이었다는 사실에
겸손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지난 가을 울긋불긋 했던 단풍은
나의 영혼의 집에 기생하려 했던
쾌락에 대한 욕망 이라는 사실에
겸양의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지금 육신의 몸이 무겁고 화려할수록
영혼은 점점 야위어 가고 메마르게 된다는
영혼과 육체의 사실관계를 알았다는 사실에
감사의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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