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대입용 스펙 쌓기 아닌 능력개발·자아실현

2013-12-16 (월)
크게 작게

▶ ■ 과외활동 목적의식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성적이지만 이를 통해서만 쉽사리 선호하는 학생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과외활동을 한 기록을 살펴보면 학생의 특성과 능력 등을 자연스럽게 알아볼 수 있게 된다. 학생이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에서 심도 있게 활동을 했는지 혹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나는지 학생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래서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예체능 교육 등을 비롯해 자녀의 재능을 간파해 과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과외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대학 입학용으로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과외활동을 통해서 자녀가 자아의식을 깨닫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자각을 갖도록 유도해 주는 것이 좋다. 즉 과외활동을 통해 자신의 능력과 성향도 깨닫고 대학 입시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외활동을 하는 이유

명문대학 입학을 목표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과외활동을 시작한다고 하면 그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과외활동을 통해 자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계기로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특히 자존감과 팀웍이 과외활동의 두 가지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과외활동을 하면서 얻게 되는 혜택은 일단 본인의 자존감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즉 정서적으로 불안한 청소년기에 한 가지 활동에 몰입함으로써 정체성은 물론 자존감이 형성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또한 학교 스포츠 팀의 선수나 학교 오케스트라나 밴드부의 단원으로 활동하면 팀웍도 절로 익히게 된다. 즉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익힌다는 것이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는 사실을 팀 스포츠와 합주 등을 통해 절로 익히게 되는 것이 과외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소중한 혜택이다.

많은 중ㆍ고등학교가 다양한 과외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과외활동은 학과 전후나 주말에 진행되기도 한다. 일부 부모들은 과외활동의 혜택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지만 사실상 과외활동의 혜택이 더 많다.

따라서 자녀들을 학교의 과외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며 자녀들이 일하는 방법과 대인관계 등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일부 활동은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시간관리 차원에서 선을 그을 필요도 있다. 과외활동에 너무 주력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학업을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외활동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과외활동에 따른 혜택을 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알게 된다

과외활동은 보통 본인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게 마련이다. 학생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은 스스로 찾다보면 인생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동기부여가 저절로 된다. 인생의 주인이 자신이기 때문에 본인이 인생관을 정하듯이 좋아하는 과외활동도 자율적으로 선택하면서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계기가 된다. 반대로 자신이 싫어하고 못하는 것도 알게 된다.

즉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도 없지만 모든 것을 못하는 사람도 없다. 예를 들어 보이스카웃 활동을 통해 본인이 요리를 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자신이 음식조리에 관심이 있고 실제로 잘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학생이 실제로 나중에 요리사 전문 양성학교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전공분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과외활동을 반드시 전공과 관련되는 것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활동을 하다 보면 전공도 자연스럽게 이에 따라 정해지는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플룻을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과외활동으로 연주한 학생이 있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줄리아드 음대까지 가게 되고 결국 졸업해서 연주가가 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실제로 보게 된다. 또한 도서관에서 사서로 과외활동을 했다면 아무래도 리딩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 대학에서도 리서치 분야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어린 자녀들이 노출되는 분야와 환경이 결국 장래의 커리어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과외활동 선택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시간관리를 배운다

과외활동의 가장 큰 혜택은 시간관리 기술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과외활동을 하려면 11~12학년에는 대입시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게 마련이다. 보통 성인이 되면 학교 다닐 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바쁜 시간을 보내는데 이에 대한 연습을 학생 때 미리 하는 셈이다.

아이비리그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 12학년 때는 하루 3~4시간밖에 잘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사회활동을 하기 전에 한 번 바쁜 학창시절을 통해 시간 관리를 저절로 익히게 된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생긴다

과외활동을 한다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들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격려하는 것이 좋다. 자녀들은 여러 가지 과외활동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학생 자신도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혹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기가 힘들다. 어떤 학생은 한 가지 분야에서 깊이 있는 과외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접한 후 비교 분석해서 자신의 과외활동 분야를 찾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을 배운다

과외활동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수 년 동안 자신이 그 분야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익히려는 의지와 헌신이 있느냐는 문제로 성공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외활동을 하면서 헌신하려는 자세를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린 자녀들이 다른 좋아하는 것이나 유혹이 있어도 일단 과외활동에 전념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킬을 전문가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그 활동에 1만시간을 투자해야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어떤 과외활동에 전념하고 집중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계이다.


■자존감을 함양한다

과외활동을 함으로써 자존감이 함양된다. 청소년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한 시기를 지나기 때문에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라는 자괴감이나 자기 비하에 빠져들 수도 있다. 그러나 과외활동은 자존감을 함양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외활동을 하면서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역량과 재능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박흥률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