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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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기쁨

2013-11-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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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연실 / 실리콘밸리

▶ 나의 의견

종종 생각이 나는 사람이 있다. 몇 년 전 이곳 한인 문화센터에서 요리교실을 운영할 때 수강생들 중의 한 분이다. 강습이 끝나고 나면 그 날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는데 그 분은 얼마 되지 않는 음식인데도 꼭 담아서 집으로 가져가셨다. 저 적은 양을 누가 드시려고 가져가시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몇 번의 수업 후 개인적인 사정들을 알아가기 시작했을 때 그 분은 본인이 암으로 투병 중이며 한 번에 많이 먹지 못해서 음식을 갖고 간다는 얘기를 하셨다. 겉보기에는 혈색도 좋아 보이고 본인도 많이 호전되었단 얘기를 했었고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했다.

요리교실이 끝난 후 몇 달이 지났을까 그분이 전화로 내게 도움을 청하셨다. 그동안 자신을 위해 애써 주신 분들께 꼭 한번 음식대접을 해 드리려고 하는데 좀 도와달라고 했다.


그분의 사정을 알고 있었던지라 거절하기도 뭐하고 해서 좋은 마음 반과 약간의 주저하는 맘 반으로 그 분을 만나 장을 보고 그 다음날 아침 그 집으로 가 음식을 하루 종일 만들었다. 상을 다 차려놓고 연신 감사해하는 그분을 뒤로하고 나오면서 “내가 갖고 있는 재능과 시간을 다른 분과 나눌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가끔 생각하면 내가 해드린 작은 일에 그 분이 얼마나 감사해하셨던지, 나 또한 그때 바른 결정으로 함께 해 드렸던 게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내가 남을 위해 뭔가 나눌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에 감사하며 계속 나눌 수 있는 자로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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