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날 같은 풀뿌리가 맹수의 송곳니로도 어림없을 그 단단한 바위 속을 뚫고 지나가는 강력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며 수천 수백 년의 풍파를 견디며 고이 간직하던 그 단단한 속살을 나약하기 그지없는 실 날 같은 풀뿌리가 생살을 파고드는데도 고통을 묵묵히 참아내는 바위의 무한한 인내심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가만히 오래도록 깊게 생각해보니 풀뿌리가 바위를 뚫고 지나가는 이치는 풀뿌리의 강력한 힘도 아니며 바위의 무한한 인내심도 아니었다.
그것은 온 우주 만물이 엄수해야 하는 영원불변의 사랑의 법칙이 아닌가 싶다. 생명이 가는 길은 반드시 꼭 길을 터주어야 되는 사랑의 법칙.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나를 살려준 만세 불변의 이 존귀한 사랑의 법칙에 한 줌의 감사의 눈물을 보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