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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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진리의 빛

2013-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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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조성구 / 목회학석사

철학이 오늘날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의 모험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갑자기 등장한 ‘분열’ 과학은 철학에서 옛날의 드넓은 영토를 하나씩 차례로 훔쳐나갔다. 우주론은 천문학과 지질학으로 갈라졌고 자연철학은 생물학과 물리학으로 떨어져 나갔으며 요즈음은 정신철학에서 심리학이 싹터 나왔다.

모든 진지하고 결정적인 문제는 철학에서 빠져나갔다. 이제 철학은 물질의 본질과도 생명이나 생성, 신비와도 아무런 연관이 없어졌다.

과학은 감각이며 철학은 영혼이라 했고, 철학이 없는 과학의 지식은 무질서한 마음에 찾아드는 지각처럼 혼돈되고 걷잡을 수 없게 되어 바보의 지식에 불과할 뿐이라고 했다. 이제 철학에서 남은 것은 형이상학뿐이다.


철학이 가장 보편화된 지식이라면 그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철학을 위해 순교했으며 이탈리아의 브루너는 화형의 재물이 되었고 플라톤은 두 번이나 죽음에 직면해야 했다. 독일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은 위세 당당한 장군들이 물러가면 한밤중에 시민과 철학자들을 불러 고아한 잔치를 열었다고 한다.

보잘 것 없는 철학은 인간을 무신론으로 기울게 하지만 심원한 철학은 인간의 정신을 신앙으로 이끌어 간다. 비록 철학이 형이상학만 남았다 할지라도 철학은 인생의 나침반이요 길잡이다. 그리고 철학이 길잡이라면 신학은 등불이며 예수그리스도의 빛은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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