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간토대학살’주제 다큐 상영

2013-11-0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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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6천여명 피살…30일 노스웨스턴대서

‘간토대학살’주제 다큐 상영

사진: 간토대학살을 주제로 한 영화가 상영된 후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1923년 9월 1일 동경을 중심으로 발생한 관동대지진을 이유로 당시 일본내 한인 6천여명이 일본인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했다. 이 간토대학살 사건 생존자 증언을 토대로 재일동포 한인 2세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2편이 시카고에서 상영됐다.

지난달 30일 저녁 에반스톤 소재 노스웨스턴대학 도서관내 강당에서는 학생과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충공 감독의 다큐 ‘Hidden Scars’(1983), ‘The Disposed-Of Koreans’(1986) 등 2편이 상영됐다. 수십년전 일본어로 제작된 이 영화들은 영어자막이 더해져 최근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날 행사는 이스턴 일리노이대학 역사학과 이진희 교수가 주관한 것으로, 이 교수는 지난 9월부터 아시안 언어문학과, 동양학과가 있는 대학들을 섭외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브라운대, 미시간주립대를 거쳐 이번이 미국에서의 세 번째 상영이다.


이진희 교수는 “오충공 감독의 영화는 사실 책과 영화 포스터를 통해 그 존재만 알았었다. 굉장히 민감한 사건이라 오 감독이 제작을 마치고도 그동안 제대로 된 상영을 하지 않았다. 올해 간토대학살 90주기를 맞아 오 감독이 한국 언론에도 소개되고 인터뷰에도 응한 사실을 알고 영어자막을 넣어 미국에서 상영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당시 간토대학살을 지켜본 이들부터 직접 한인 살해에 참여한 이들의 인터뷰와 사진자료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상영 후에는 이진희 교수가 시대적 배경과 사건경위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참가자와 함께 토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노스웨스턴대 아시안 언어문학과 필리스 리온스 교수는 “일본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역사적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한인 학살에 일본군과 경찰도 관여했다는 것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다. 학생들에게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진희 교수는 “한국은 피해자, 일본은 가해자로 단순히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영화상영을 통해 역사를 바로 알리는 게 역사학자로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미국내 다른 학교에서도 계속 상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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