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과 예술의 만남

2013-10-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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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우 / 자유기고가

높고 높은 가을 하늘 아래 허드슨 강변을 따라 드라이브해서 스톰 킹 아트센터(Storm King ART Center)를 지난 주말 찾았다. 자연과 예술의 만남 - 100점이 넘는 조각 작품들이 500에이커의 넓은 초원 속에 분산되어 그 오묘함을 뽐내고 있었다.

여성들이 명품 가방을 선호하는 것이나 남성들이 명품 시계 또는 고급 자동차를 선호하는 이유는 보통사람들이 못 갖는 것을 나는 가졌다는 과시욕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살지 않는 무인도에서도 명품가방, 명품시계가 필요할까?예술가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에서도 작품을 남기고 싶어 한다. 그림은 2만 년 전 선사시대에도 있었다. 스페인에서 발견된 알타미라 동굴, 또는 프랑스의 라스코 벽화에 나타난 야생마, 코뿔소, 멧돼지, 여우, 새 등등 많은 동물들의 그림이다.

그 뿐 아니라 당시의 생활상을 가늠할 수 있는 그림들도 있다. 옆구리에 창을 맞아 내장이 흘러나온 들소 ,남근이 묘사된 사냥꾼의 모습, 덫에 걸린 짐승들, 화살이 멧돼지 몸에 박힌 장면, 이런 그림들이 천연물감으로 그려졌다. 그 그림들에는 작가의 손도장이 찍혀 있는데 손 도장 중 70%가 여성들의 손이라니 놀랍다.

미술관을 찾아 맑은 하늘, 맑은 공기 속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한가롭게 산책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명품가방을 들고 뽐내는 여인보다 훨씬 멋져 보이는 만추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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