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수퍼마켓과 닭털

2013-10-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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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경 / 플러싱

최근 전두환 비자금 사건의 불똥이 한 한인 수퍼마켓에 떨어졌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퍼지는 것을 보면서 그 마켓을 아끼는 사람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한 성당의 신부가 가난한 과부 집을 자주 드나들다 추문에 휩싸이게 되었다. 어느 여자가 나쁜 소문을 퍼뜨린 것이다. 신부가 만나던 과부가 죽자 진실이 드러났다.

뒤늦게 가책을 느낀 여자가 신부에게 자신의 잘못을 사죄했다. 신부는 “그럼 자루에 닭털을 한 포대 갖고 오라”고 했다. 그 여자가 닭털을 모아오자 신부는 바람 부는 언덕에 올라가 여자에게 닭털을 포대에서 쏟아 날리게 했다. 그러고는 사방으로 흩어진 닭털을 다시 주워 모으라고 했다. 여자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 한인 수퍼마켓이 법적대응을 하겠지만 이미 받은 상처는 씻을 수가 없을 것이다. 해외에서 불철주야 수고하는 한인 기업체에 치하는 못할망정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퍼트리며 근거 없이 함부로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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