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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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2013-10-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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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상 훈 <암 전문의 엘에이 암센터>

백인이나 흑인 여성에서 가장 흔한 암은 유방암인 반면, 한국 여성에서는 놀랍게도 갑상선암이 가장 많다. 필자도 지난 수년간 갑상선암이 진단되어 내원하는 환자들의 수가 늘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갑상선은 목의 전면에 있으며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곳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열과 에너지의 생성 등 전반적인 대사활동에 중요한 단백질이다.

갑상선 호르몬이 없으면 우리 몸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 갑상선암이란 바로 이 갑상선에 암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갑상선에 혹이 생겼다고 모두 암은 아니다. 대개는 양성 종양, 즉 암이 아닌 단순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혹인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특히 혹이 통증이 없이 딱딱하다거나 크기 점점 커지는 경우는 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갑상선암은 대개 건강검진 때 또는 우연히 목에 혹이 만져져서 하는 갑상선 초음파를 통해 발견된다. 발견된 혹은 초음파를 보며 시행하는 미세침 흡인 세포검사(fine needle aspiration biopsy)를 통해 확진된다.

이는 주사기를 이용하여 초음파를 보면서 혹에서 세포를 흡인하는 방법으로 간단하며 비교적 덜 침습적인 진단 방법이다. 간혹 세포 흡인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수술로 혹을 일단 제거하여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암이 왜 생기는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다. 갑상선암은 치료 목적이나 환경 재해로 인한 방사선 노출로 발생할 수 있다. 노출된 방사선의 용량이 높을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더 위험하다.

유전적으로 갑상선암의 발생이 높은 가족성 암 증후군도 있으나 이런 위험요인은 극히 일부의 환자에 국한되는 내용이고, 대부분의 경우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백인이나 흑인들은 상대적으로 갑상선암이 덜 흔한데, 한국 사람들이 김과 다시마 등을 많이 먹는데 여기에 포함된 요오드(iodine) 섭취와도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는 전문가도 있다.

갑상선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수술이다. 병기에 따라서는 암이 있는 쪽만 제거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는 전체 갑상선을 떼어낸 후, 평생 갑상선 호르몬을 외부에서 약의 형태로 보충해야 한다.

암이 갑상선을 싸고 있는 막을 뚫고 주변으로 침범하거나 주위의 림프절로 전이가 되어 있어 암의 재발 위험성이 높은 경우 방사성 요오드로 추가치료를 한다. 갑상선암 세포들은 정상 갑상선과 마찬가지로 요오드를 ‘섭취’하는데, 바로 이 요오드에 방사선 동위원소란 ‘독약’을 붙여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갑상선 호르몬을 수주 간 복용하지 않고 저요오드 음식을 먹어 암세포를 ‘굶주리게’ 해야 효과가 좋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비교적 서서히 자라는 암으로 완치율이 높으나. 일부 악성인 경우는 경과가 매우 빠르고 재발이 흔하다.

갑상선암은 현재까지 조기검진 지침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가족 병력이 있거나 방사선 노출이 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의사와 상의하여 검진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목에 뭔가가 만져지는 것 같은 경우도 의사를 조기에 찾는 것이 권고된다.

문의 (213)38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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