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과대학 가려면
▶ ‘프리메드’는 의대 입학시험 준비 과정 지원할 학교별 필수과목 숙지는 필수 선행학습 등 준비 빠를수록 진학 도움
한인사회는 타소수계 커뮤니티에 비해 의사가 많은 편이다. 실제로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의사가 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자녀들이 그 꿈을 이루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의사가 되고 싶다는 자녀의 동기부여가 확실한지 먼저 살펴볼 일이다. 단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경제적으로 윤택한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사를 선택했다고 하면 이는 나중에 후회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환자를 돌보는 일 자체를 좋아하고 병을 완치시킬 수 있는 능력도 당연히 따라야 한다. 하버드대보다 더 힘들다는 의과 대학원은 입학만 힘든 것이 아니라 학부의 프리메드 4년을 시작으로 4년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레지던트 4년을 거쳐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기까지 12년 이상의 긴 세월(보통 13~14년)을 공부해야 하는 등 장기적인 전략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보통 연 학비만 5만달러 이상이 들어가기 때문에 졸업 후 30만달러 이상의 학자금 융자상환은 각오해야 할 만큼 의대 교육은 경제적으로도 많은 비용이 드는 과정이라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신중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의대 진학을 위한 가이드를 프리메드 프로그램, 숫자로 본 의대 진학현황, 의대 입시준비의 핵심요소 등 세 차례에 나눠 게재한다.
■프리메드는
프리메드(Pre-Med) 과정에서는 의대 진학 후 집중적으로 공부할 학문들을 준비시킨다. BCPM으로 불리는 자연과학 과목으로 생물학(Biology), 화학(Chemistry), 물리학(Physics), 수학(Mathematics) 등을 뜻한다.
프리메드 과정에서는 MCAT (Medical College Admisson Test)을 치를 준비를 시킨다고 보면 된다. MCAT은 자연과학인 물리학, 일반화학, 생물학 및 유기화학 및 영어 독해와 작문 능력을 통해 의대에 진학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이를 통해 의대 진학 후 수학능력을 평가하므로 학생을 선발할 때 학부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게 된다. 다시 말해 어떤 전공을 택했든지 프리메드 과정이라 불리는 과목들을 잘 이수했으면 지원 자격을 부여한다.
그러나 모든 의대가 동일한 과정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각 의대별로 해당 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필수과목들을 조금씩 다르게 정해 놓고 있다. 그러므로 희망하는 의대의 웹사이트를 통해 필수과목들을 숙지하는 것은 필수이다.
BCPM 과목의 성적은 다른 과목 성적보다 훨씬 높은 비중으로 취급된다. 학점 상으로 동일한 3.8을 취득한 학생이 의대 입학의 기준에서 보면 전혀 다른 학점으로 평가될 수 있다. BCPM이 4.0이지만 다른 모든 과목이 3.5라서 최종학점이 3.8인 학생과, BCPM은 3.5라도 다른 과목들을 잘해서 3.8인 학생을 놓고 볼 때, 의대 입학 사정기준으로 보면 엄청나게 다르다.
신입생 가운데 1,000명이 프리메드라고 선언한 대학의 경우에 2학년이 되면 절반정도만 남는 현상이 일반적인 이유는 바로 BCPM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중도포기가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의대 수업의 기본이 되는 과목에 능통하지 않고서는 어차피 의대를 졸업하기가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 1, 2학년 때의 학업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의대 진학의 열정이 강하다면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현 USC 의대 암 생물학 부교수이면서 입학사정관을 겸임하고 있는 홍영권 박사는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프리메드는 일종의 고시준비반 같다”며 “대학 전공에 관련 없이 의대 수업을 마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지를 의대 입학사정을 통해서 심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의대준비 빠를수록 좋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간 뒤 자신의 진로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전공이 바뀌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만약 의대 진학을 꿈꾸고 있다면 최대한 빨리 마음을 정리하고 여기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는 속도전이 중요하다. 아무리 늦어도 고등학교 때는 의대 진학을 정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순조롭다.
미국 의과대학협회(AAMC) 통계(2009년)에 따르면 보통 의사가 되기로 결정하는 연령이 고등학교 전(19%), 고등학교(28%), 대학교 1, 2학년(25%), 대학교 3학년(12%), 대학교 4학년(2%), 대학교 졸업 후(10%), 대학원 졸업 후(2%)로 집계됐는데 대학에 입학하기 전 이미 의사를 하기로 결정하는 경우가 47%로 가장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ㆍ고생 때 의대준비를 하면 좋은 이유는 이미 이때부터 과목수강 등 학과목에서부터 시작해 병원의 커뮤니티 서비스, 선교활동 등 모든 관심분야를 의료 계통으로 일관성 되게 유지할 수 있으며 관련분야의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대학 및 대학원에 진학해서 의사로 커리어를 쌓기에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행학습 매우 중요하다
학부 학생 가운데 의대 진학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면 미리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학부과정 입학사정과 의대 입학사정의 차이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대학 학부과정은 지원자의 잠재성을 보지만 의대는 그 잠재성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판단 아래 가장 중요하게 삼는 것이 학부 성적, 특히 의대 진학을 위한 필수과목들의 평점과 의대 입학 평가시험인 MCAT의 점수를 매우 중시한다.
의대 진학 필수과목들은 공부하기가 어렵다. 좋은 성적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의대진학을 꿈꿨던 학생들이 1학년을 마치고 나면 70% 이상이 이를 포기해 버린다.
이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선행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대학에 입학하기 전 여름방학 때 일반 화학과 일반 생물을 미리 공부하고, 1학년을 마친 뒤에는 2학년 때 배울 유기화학, 일반 물리학, 수학 등을 여름방학 때 공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2학년을 마치면 그 다음에는 3학년 때 배울 생화학, 분자생물학 등을 예습해 놓으면 실제 그 학년에 올라가서 그 과목들을 공부하는 것도 훨씬 쉬워지고,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3학년을 마치면 곧바로 MCAT 시험을 치르고, 지원서를 제출하면 학부과정 졸업과 동시에 곧바로 의대 진학을 할 수 있게 된다. 선행학습을 강조하는 이유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이다.
홍영권 박사는 “유대인들의 경우 의대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은 자녀를 위해 미리 스터디 그룹을 결성해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전 여름방학부터 대학교 1학년 1학기에 수강할 과목을 예습하게 한다”며 “부모들이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자녀들의 학습과정을 대학생 때도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라는 직업
의사라는 직업은 오랜 교육을 필요로 한다. 이는 학비 부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벤 버냉키 의장의 아들조차 등록금 빚이 40만달러에 달할 정도이다.
비즈니스 위크에 따르면 지난해 사립 의과대학 연 등록금은 5만309달러로 집계됐으며 미국의과대학협회의 조사결과 의과대학 졸업자의 빚은 1인당 17만달러에 달했다.
버냉키 의장은 아들의 의대 비용 부담을 “장난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40만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빚을 지더라도 의대를 가려는 지원자는 늘어나고 있다. 비싼 의료비를 감안하면 결국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오바마케어 등의 영향으로 의료수가가 낮아질 경우 의사들의 수입도 줄어들 우려가 있으며 개업하기가 예전 같지 않을 것으로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하지만 의사는 여러 분야에 문호가 열려 있고 다양한 경험과 커리어를 쌓을 수 있으며 또한 전체 의사 가운데 수술을 하거나 집도를 하는 의사들은 5%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환자를 진료하거나 대학에서 가르치고, 리서치를 한다거나 국제보건기구나 재단 등에서 연구를 하는 등 직접 환자들을 진료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의사는 재정적으로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고 환자를 치료하면서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직업으로 아직도 많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인기 직업임에는 틀림없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