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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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2013-09-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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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봉구 / 공연예술가

며칠 전 미스 아메리카에 뉴욕 시라큐스 출신의 인도계 여학생이 뽑혔다. 미인대회 입상자답게 늘씬한 용모에 대학에서 인지과학을 전공한 지성미까지 갖춘 처자였다. 그리고 자신의 장기로 ‘볼리우드 퓨전 댄스’를 선보일 만큼 자신의 정체성 또한 맘껏 드러냈다.

대회 직후 트위터에는 온갖 글들이 올랐다. “어떻게 외국인이 미스 아메리카가 될 수 있지? 그 애는 아랍인이야! 멍청이!” 등등. 미루어 짐작 컨데, 많은 미국인들은 여전히 팔등신의 하얀 대리석 조각 같은 여성만이 진정한 미스 아메리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인도 춤을 추는 미스 아메리카에게 ‘인도네시안 댄스’라고 댓글을 달고, 동양 사람이면 모두 ‘차이니스’라고 생각하는 그들에게 중국에 60여개, 그리고 인도에 50여개의 다른 민족이 공존하고, 이들이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걸까? 또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변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줄 수는 없는 것일까. 고정관념과 편견의 완고함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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