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남편과 한인회관

2013-09-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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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순 / 토렌스

2008년에 한인회관 간판문제로 LA 한인사회가 시끄러웠던 때가 있었다. 이것이 희미하게 잊혀가는 마당에 이번에는 소유권 등기를 둘러싼 문제가 터져 나왔다. 한인회관과 관련된 보도를 접할 때마다 옛일이 기억난다.

1970년대 초 교포 수가 40만명 남짓할 때 한인회관 건물 구입을 위해 많은 분들이 애를 쓰셨다. 그 당시 내 남편도 LA 총영사관의 교민담당 영사로서 한인회관 구입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그는 한인회와 정부의 교량역할을 하면서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업무로 피로가 겹쳐 종종 코피를 쏟곤 했던 기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고생 끝에 회관구입에 성공했고 교민들과 함께 기뻐하던 모습은 정말 잊기 어렵다.


그러기에 한인타운을 지날 때는 남다른 감회에 젖기도 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한인사회가 양적, 질적으로 많이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인회관이 늘 그때 모습으로 거의 반세기동안 한인타운을 지키고 있는 것이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한인회관이 소유권 문제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다.

한인회관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공간이다. 그런 만큼 어떤 이유에서든 그 어느 누구의 소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감히 바라건대 모든 단체들이 오로지 봉사와 섬김이라는 목적 아래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한인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거듭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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