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할리웃영화와 한인제작영화

2013-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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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석 / 뉴욕

요즘 미국극장에서 한국영화들이 자주 상영된다. 과거에는 미국극장에서 한국영화를 관람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한국에서 제작된 한국영화는 한국어 대사여서 영어자막을 단 채 미국극장에서 상영되는데, 최근에는 할리웃에서 직접 영화를 감독하는 한국감독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할리웃의 문턱은 높다. 김지운 감독이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와제네거를 캐스팅한 영화 ‘라스트 스탠드’를 올해 초 미국에서 개봉했다. 제작비가 무려 5,000만달러였지만 흥행에선 참패했다.

‘올드보이’로 유명한 박찬욱 감독 역시 1,20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할리웃 데뷔작 ‘스토커(Stoker)’를 지난 3월 개봉 했다. 여배우 니콜 키드만을 앞세웠지만 흥행은 저조했다. 할리웃에서는 영화 한편 잘못 만들면 쪽박을 차는 것이고, 흥행에 성공하면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다.

이 험난한 곳에서 한인 3세 여성이 할리웃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10여년 간 할리웃에서 대본작가 및 조감독으로 활동해 온, 할리웃 유일의 한인 여성감독 크리스틴 유가 미국 촬영감독과 스탭진을 고용한 후 한국의 강혜정, 미국의 브라이언 티, 한국계 코미디언 마가렛 조 등을 내세워 한국과 LA를 오가면서 할리웃 최초의 한미합작영화를 제작한 것이다. ‘웨딩 팰리스’는 한인 2세와 한국여성의 결혼문제와 사랑을 코믹하게 다룬, 온 가족이 즐겨볼 수 있는 유쾌한 가족영화다.


몇몇 한국 기업들의 협찬과 미주한인들의 촬영 협조로 400만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제작된 ‘웨딩 팰리스’는 그동안 마케팅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개봉을 미뤄오다가 주위의 도움으로 오는 27일 LA 등지에서의 역사적인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와이 사탕수수밭 이민자 손녀인 한인 3세가 제작, 감독한 이 영화의 미국극장 개봉은 한인사회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다.

한인 2세, 3세들이 앞으로 할리웃 영화계에서 성공하느냐의 여부는 한인사회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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