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으로 악기 한 가지 이상 배우지 않는 아이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모든 한인 학생이 뛰어난 악기 연주자거나, 음악을 즐기는 것 같지는 않다. 대부분 고등학교에 가서 또는 대학에 가서 악기 연주를 중도에 포기한다. 입학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대학원서 제출할 때까지 유지했지만, 더 이상 그럴 이유가 없게 된 시점에서 중단한 것이다. 도중에 중단했다고 해서, 음악을 즐기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과연 투자한 시간과 노력한 만큼 가치가 있는지는 제고할 필요가 있다.
악기를 연주한다고 해서 모두 입학사정에서 엑스트라 크레딧을 얻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음악활동을 하거나 취미로 하고 있다는 점만 인정될 뿐이다. 물론,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퍼스트 체어의 위치에 있거나 경연대회에서 입상하였다면 추가로 크레딧이 주어지니 헛된 일은 아니지만, 분명 악기 연주란 다른 사람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활동은 아니다.
오케스트라는 분명 그룹 활동이지만, 악기 연주를 연습하는 시간은 대부분 혼자 수행하는 개별적인 취미생활이다. 다시 말해, 사회성을 길러주는 그룹 활동과는 거리가 있다.
적지 않은 한인 학생들이 운동 역시 개인운동에 치중한다. 스포츠의 중요성을 인지해서 인지 한인 학생들은 테니스, 골프, 수영, 태권도, 펜싱에 이어 요즈음은 양궁을 배우러 몰려들기도 한다. 한인 학생들이 경쟁력 있는 종목을 찾다보니 그럴 수도 있고, 단체 운동과 달리 편한 시간에 맞추어 연습할 수 있어서 개인 종목을 선호하는 지도 모른다.
이는 지극히 편의적인 선택일 수도 있고, 경쟁력을 중시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개별 운동의 경우 꾸준히 유지하기도 어렵지만 자칫 승부에 집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없지 않다. 원래 공부라는 것이 경쟁적인데 스포츠마저 개인적인 승부에 좌우된다면,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학을 잘하고, 피아노를 매일 치며, 주말마다 테니스를 배운다”는 아이의 레주메에서는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는 활동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