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는 술을 전혀 못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거의 매일 조금씩 술을 마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술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워낙 오래 전부터 인류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한 기호품인지라, 그 해로움을 잘 아는 의사들조차도 절대적인 금주를 주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적당한’음주는 우울한 기분을 풀어주고, 심장병의 위험도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각종 건강 관련 자료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술이 대단히 위험한 ‘약물’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술은, 암, 심장혈관 질환, 뇌졸중에 이어 제 4위의 사망원인이다. 정신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에서도 정신 분열증, 노인성 치매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술의 해독에 대해 살펴보자.
(1) 술은 대부분 소장에서 흡수되어 간을 통과하며 대사가 된다.
간에는 알콜의 대사를 담당하는 ADH라는 효소가 있는데 이 효소의 활성이 강한 사람은 술에 강하고, 체질적으로 이 효소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소량의 술에도 쉽게 취하게 된다.
만성적으로 술을 마시게 되면 효소의 양이 어느 정도 늘게 되어 결국 조금씩 술이 세어진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하나뿐인 간이 체내의 알콜을 분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만약 그 이상을 마시게 되면 그날 마신 술을 그날로 다 해독하지 못하게 되어 각종 해독이 몸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제일 먼저 간의 지방화 변화가 일어난다.
즉 ‘지방간’(fatty liver)이 되는 것이다. 이때 바로 술을 끊고, 고지방식을 삼가며 적당한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면 당신의 간에 축적된 지방은 다시 빠져나가서 건강한 간으로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계속 진행되면 알콜성 간염, 간경화로 진행되어 결국은 간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2) 술을 1그램당 7칼로리 정도의 열량을 낼 뿐, 비타민이나 미네랄 같은 영양성분이 없는 빈 영양물질이다. 또한 소장에서 흡수되는 각종 비타민의 흡수를 방해하여 신경계 등의 질환을 일으킨다. 이것이 알콜 중독자들의 대부분이 기억력 감퇴와 언어장애, 손 떨림, 경련 등의 각종 신경증상을 갖게 되는 이유이다. 또한 조혈기능에 영향을 미쳐 빈혈과 혈소판 감소증 등이 생길 수 있다.
(3) 음주가의 암 발생률은 비음주가의 약 10배가 된다. 식도암, 두경부암, 위암, 간암, 췌장암, 유방암의 발생률이 증가하며, 특히 흡연과 음주를 같이 하면 그 위험성이 배가 된다.
(4) 심한 과음을 하면 급성 췌장염을 일으켜 심각한 복통과 위험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만성적으로 음주를 하면 만성 췌장염을 일으켜 반복되는 복통, 소화불량으로 오랜 고생을 하는데 이때의 치료는 굶는 것 외에는 뾰족한 치료법이 없다. 참으로 딱한 신세가 되는 법이다.
(5) 만성 음주가의 경우 고환의 위축이 생기고, 발기 부전에 빠지게 된다.
(6) 알콜이 직접 위장을 자극하여 위염, 십이지장 궤양, 장염, 역류성 식도염 등을 일으켜 만성적으로 고생하게 된다.
7) 결론적으로 만성 음주가는 비음주가에 비해 평균 수명이 15년 정도 단축된다.
참고로 우리가 소량의 알콜을 마시면 심장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진짜 소량을 말한다. 소주 50ml 이하, 와인 100ml 이하, 맥주 250ml 이하를 말한다. 즉, 모두가 진짜 ‘한 잔’ 이하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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