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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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부족 땐 명문대 가도 성공 아니다

2013-08-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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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대학보다 사람교육이 먼저

▶ 어려서부터 인성 교육은 가정에서 출발 사랑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 분위기 조성 책임·윤리의식 속 함께 사는 법 가르쳐야

자녀들은 부모를 보면서 많은 점을 닮아간다.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명문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을 잡고 안정된 생활을 하면 성공한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자녀들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입시경쟁 속에서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면 인생의 실패자라고 낙담하기 쉽다. 실제로 미국사회에서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학업 성적 혹은 원하는 대학에 실패했다고 간혹 비관 자살하는 사례들이 있다. 자녀에게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도록 진학 지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인생의 가치관을 심어주고 남들과 협조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성을 길러주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와 자식의 진정한 관계는 부양의 의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와 삶의 진정한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평소에 꾸준한 대화를 통해 지도하는 것이다.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는 성격과 여러 능력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자녀가 명문대 진학에 성공했다는 점에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사회에 진출해 책임감과 리더십을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공부보다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

자녀교육은 교과교육과 생활교육의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인성교육의 대부분은 일찍부터 가정에서 이뤄진다. 초등학생 자녀가 무엇을 알겠느냐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성적이 떨어졌다고 야단을 치기보다는 바른 생활을 하고 있는지 또는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 공부만 강조하다가는 정작 중요한 인간성을 상실할 수 있다. 문제 부모 뒤에 문제 학생이 있게 마련이다. 자녀에게 먼저 모범이 되는 것은 모든 교육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1. 부모는 자녀의 롤 모델이다

부부가 항상 사랑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자녀와도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사회생활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즉 직장 혹은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상황이 어려울 때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반면 칭찬받고 사랑받기보다는 야단치는 부모 밑에서 성장했을 경우 사회에서도 그런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이는 직장생활 등에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힘든 상황이 왔을 때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녀는 부모의 말과 행동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랑받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을 때는 자신감이 생기지만 그 반대의 분위기 속에서는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게 마련이다.

2. 책임과 윤리의식을 가르친다

대부분의 경우 많은 학부모들이 좋은 대학에서 교육을 받으면 훌륭한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이다.


정작 바라는 대로 좋은 직장이나 직업을 얻었을 때 자신이 갖게 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권한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제대로 삶의 가치관에 대해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항상 도덕적인 책임의식을 시간이 날 때마다 어릴 때부터 생활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008년 경제위기는 월스트릿을 좌지우지하는 인재들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되었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젊은 금융가들이 탐욕에 눈이 어두워 파생 금융상품을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결국은 미 경제의 파국을 초래했다는 비판론이 제기될 정도이다.

3. 남과 함께 사는 행복을 가르쳐 준다

사회는 치열한 생존경쟁만이 존재하는 것만은 아니다. 대학 입학과 취직을 위한 치열한 선의의 경쟁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사회는 강자나 약자나 모두 함께 살아가는 장소라는 사실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혼자서만 행복하게 잘 살겠다는 것은 이기적인 발상이다.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사회 공동체로서 의무를 다하고 남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의 정의를 자녀에게 가르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녀들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바로 부모의 교육의 힘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해결한다

인생은 수많은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생활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자녀들도 부모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것을 보면 인생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것이다. 그 대신 인생을 재미있고 보람되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좋다.

1. 부모의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다

부모는 자녀를 부양하면서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이다.

직장이나 비즈니스 운영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경제적인 사정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자녀의 학자금 조달문제로 다툴 수도 있고 생활비가 쪼들려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스트레스가 가정에서 그대로 표출될 때 아이들은 그 모습과 말에서 부모의 스트레스를 그대로 받게 된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판이다. 자녀들은 어떤 형태로든 부모의 감정표출을 느낄 수 있다.

2. 부부싸움은 금한다

부부 사이에 건전한 다툼은 있을 수 있다. 살다보면 당연하게 발생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고성이 오가는 부부싸움으로 비화된다면 아이들은 공포심을 갖기 쉽다. 따라서 어떤 문제라도 부부가 이견을 보일 경우 두 사람 선에서 확실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항상 보여야 한다.

특히 감정의 대립을 자녀에게 은연중에 전달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것은 금물이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하소연을 하는 경우가 있는 데 초등학생만 돼도 이같은 상황은 아이들이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대신하도록 강요 당하는 셈이다. 결국 부부의 문제에 자녀까지 끌어들임으로써 비정상적인 관계를 구축한다. 아이들은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특히 부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그 중 한 사람이 식구들이 보는 앞에서 박차고 밖으로 나가버리는 행동도 주의해야 한다. 이런 일을 겪은 아이들은 나중에 성장해서도 같은 방식을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폭력 아빠가 엄마를 구타하는 모습을 본 자녀들이 성장해서 아빠처럼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이 될 수 있다.

부부가 원만하게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자녀도 이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해결 능력을 배우면서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게 된다.

■지성(교과교육)과 인성(생활교육)의 균형 필요하다

상당수 한인 학생들의 학업능력은 뛰어나다. 따라서 명문대학 합격률이 높은 편이다.

부모는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하고 직장을 잡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그 이후는 자녀가 성인으로서 자기 역할을 스스로 개척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게 맞다. 그렇지만 순탄할 것으로 생각됐던 자녀의 사회생활이 곤란을 겪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특히 고등교육을 받은 뒤 직장 등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크고 작은 승진을 통해 간부로서 상사를 보필하고, 부하 직원들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자리에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어릴 때부터 자녀들이 지적능력에 비해 사회성, 자기조절 능력, 대인관계 기능을 키우는데 소홀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이런 것들을 배울 기회도 없었고, 한인 부모들 역시 이런 점들에 대해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어떻게 준비시켜야 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이다평상시에 인성에 바탕을 둔 지성을 교육해야 전인적인 교육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결국 훌륭한 부모 아래서 훌륭한 자녀가 만들어진다.

리처드 손 임상심리학 박사(미주한국인심리학회 회장)는 “한인 학부모들이 성적위주로 자녀들을 키우고 인성의 문제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며 “가정에서 인성교육을 잘 해놓아야 자녀들이 성장해서도 미 주류사회에서 건전한 시민의식으로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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