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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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가 된 부시

2013-08-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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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윤전 / 메릴랜드

신문에 대머리 할아버지와 대머리 어린이가 함께 있는 모습의 사진이 실렸다. 사진에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H.W. 부시가 89세의 고령의 나이인데 머리를 빡빡 민 대머리의 모습으로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그의 무릎에는 백혈병으로 이미 대머리가 된 2살배기 패트릭이 앉아 있었다. 아이는 천진난만한 얼굴이었지만 부시는 기쁨에 차 웃는 얼굴이었다.

자기 경호원의 아들인 패트릭이 백혈병 치료 중에 머리털이 빠져 대머리가 되자 패트릭에게 용기를 주고, 백혈병 기금 모금을 돕는 의미에서 자발적으로 삭발한 것이다. 또 한 장의 사진도 실렸다. 부시와 패트릭이 가운데 자리에 앉아 웃는 얼굴의 삭발한 25여명의 경호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경호원들도 기쁜 마음으로 패트릭을 돕기 위해 모두 삭발한 것이다. 이런 사진들은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고 보는 이들을 기분 좋게 해 준다.

요즘 한국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문제로 시끄럽다. 미납 추징금은 1,672억 원이다. 요즘 전두환 추징법이 발효되어 그의 집과 친인척 일가의 압수수색 등으로 소란하다. 그는 미납 추징금을 낼 돈이 없다고 버티고 있다.


저절로 거의 대머리가 된 한국의 전 전 대통령과 삭발로 대머리 된 미국의 전 부시 대통령의 행동이 너무 비교가 된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있었던 것은 같지만 퇴임 후 삶의 모습은 너무 다르다. 퇴임 후 국민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대통령을 한 명이라도 보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금이라도 전 씨가 정당하지 못한 비자금으로 형성한 재산을 어느 정도나마 국가에 납부한다면 그에게 쏟아지는 비판의 소리를 저금은 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명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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