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대 쏘나타

2013-08-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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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숙 / 주부

현대 쏘나타를 살까 도요타 캠리를 살까? 오랫동안 망설였다. 당연히 현대차를 택해야겠지만 서울 방문 때 푸대접 받았던 기억도 있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운동화를 신고 간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째려보던 여성들의 분수머리 없는 눈초리는 꼴불견이었다.

또 식당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내 등 뒤에서 낄낄거리며 웃어 모욕감을 느끼게 했던 일들도 떠올랐다. 한국이 그만큼 경제대국의 위치에 올라 우리를 ‘재미똥포’라 부른다지만 발음이 좀 센 것뿐이니 봐주자고 마음을 다진다. 그러나 불쾌함은 어쩔 수 없다.

얼마 전 신문에서 ‘sorry’가 없는 나라라는 글을 읽었다. 그렇다. 콩나물시루 속 같은 서울에는 ‘sorry’ ‘excuse me’ ‘thank you’가 없었다. 그리고 지난번 김종훈씨 일과 윤창중의 추행 등으로 모국에 대해 한동안 마음이 복잡했다. 그래서 어떤 자동차를 살지 결정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일본의 어처구니없는 만행을 용서하기 어려워 결국 나는 현대 쏘나타를 샀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불쾌한 기억들을 잊으려 했다. 역시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해. “I lov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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