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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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자만이 앞으로 갈 수 있다

2013-08-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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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시인

흡입·압축·폭발·배기는 기계 전진의 원리요, 지·정·의(知情意)는 인간 존재의 근본이다. 기계가 흡입, 압축, 폭발, 배기의 과정을 거쳐 그 힘으로 윤전기가 회전하고 이로 인하여 자동차 비행기 선박이 전진하면서 운행을 계속하듯, 인간은 지성과 감정과 의지가 기본 요소가 되어 삶의 질을 지탱하여준다.

기계가 작동을 계속하기 위하여 오일이 필요하듯, 인간 생존에 있어서는 영양소로 육신을 강건하게 유지하고, 인간다운 삶을 성취하기위하여 지식 습득을 위한 학습. 건강 유지를 위한 운동과, 구체적인 인생의 설계도가 필요하다.

지(知)는 머리를 통하여 지혜로 승화되고, 정(情)은 따뜻한 가슴에 쌓여 사랑으로 성장하고, 의(意)를 목표로 삼고 행동으로 발전시켜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결국 머리와 가슴과 체력이 인간을 지탱해 주는 핵심적 요소가 되는 것이다. 성공적인 삶의 길은 항상 정상에 목표를 걸고 전진하면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희망과 기쁨을 얻기 위하여 수고하는 정열이 요구된다. 실패를 이기고 투쟁하여 다시 일어서려는 노력이 칠전팔기다.


세상의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성공한 사람들의 뒤에는 이를 위하여 주야로 기도하고, 격려하며 밑거름이 되어준 사람들이 반드시 배후에 있다. 록펠러의 성공을 위하여 그의 모친은 항상 기도하고 약한 아들에게 힘을 북돋아준 어머니가 있었기에 그는 뉴욕 맨해튼 가에 거대한 성공의 금자탑을 기념비로 남겨 놓을 수 있었다. 케네디가의 성공 뒤에는 어머니 모니카의 정성스러운 기도와 간구가 뒷받침 되었던 것과 같다.

선인의 교훈 가운데 ‘수고 없이 얻은 재물은 아낄 사이 없이 사라진다’(空得之物 惜空之敗)는 귀한 말씀이 있다. 한 인간의 성공적인 삶 뒤에는 반드시 ‘성실의 모자를 쓰고, 근면의 허리띠를 두르고, 투쟁의 구두를 신고, 열정의 곡괭이를 메고, 생업의 현장으로 당당하게 달려 나간 용기의 투쟁정신과 행동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의 삶 속에서 성공한 자의 이마에 흐른 땀은 신경의 보약이요, 은은히 풍겨나는 아름다운 향기다.

일찍이 우리 민족의 선각자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외국에 나와서 노예처럼 힘들게 일하며 이민 생활을 하는 동포들의 바른 정착을 위하여 손수 유리창을 닦아주고, 손 찔려 오렌지를 따면서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 주셨다. 그는 동포들의 민족 개조를 위하여 대한인국민회(1912년)와 흥사단(1913)년을 미주에서 조직 하였다.

올해로 흥사단이 창립 100년을 맞이한다. 우리 민족이 5,000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100년의 역사를 지닌 교육기관이나 단체가 그리 많지 않다. 도산은 삼흥(三興)의 이념으로 흥사단을 조직 하였다. 인물을 일으키는 흥사(興士), 조직을 일으키는 흥단(興團), 그리고 그 힘으로 나라를 일으키는 흥국(興國)이 그것이다.

그래야 우리 민족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소련, 일본이라는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국력을 유지하기가 퍽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늘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뛰면서 살아왔다.

급한 밥은 체하기 쉽다. 그래서 도산은 1899년 점진(漸進)학교를 설립하여 민족성을 차분하고 점진적으로 성장시키는 대기만성형의 여유 있는 민족성으로 개조하기를 강조했다. 요즘 흥사단이 위안부 소녀상 기림 비 설치에 앞장서는 것도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자신의 내실을 다지면서 조용히 그리고 쉬지 않고 걷는 자만이 앞으로 갈수 있다. 조국을 떠나 미주에서 민족 내일의 뿌리를 내리는 미주동포. 그리고 오대양 육대주에서 새로운 영토를 넓히는 700만 해외 동포들, 이들은 하나같이 애국자요 무한한 우리민족 내일의 자산이다. 이들의 앞길에 크신 신의 가호가 항상 함께 하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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