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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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전두환의 몰락

2013-08-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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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태 / 시인

육사 11기 졸업생 중에 선두주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무관으로서의 군인 정신을 그대로 가지고 군인으로 남았으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그의 이름은 더럽혀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육사시절부터 무관으로서의 통솔력과 지도력은 뛰어났었다.

하나회가 중심이 되어 정권을 탈취하고 재벌을 두들기며 재산 모으기에 전력을 소비한 전두환 전 대통령, 후임으로 집권한 노태우 전 대통령, 이들은 유례가 없는 재산 모으기의 대가들이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렇게 모은 돈으로 군을 관리했다.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역사 속 인물들은 거의 모두가 이런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정치 경험과 철학이 부족했던 전두환은 정치 대신 강압적인 힘으로 군을 장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나라도 장악했다. 사람은 누구나 능력 뒤에 무능력이 있고 무능력 뒤에는 능력이 있다. 이 세상에 완전 무능력자나 완전 능력자는 없다. 군인 전두환은 괜찮았지만 대통령 전두환은 그의 능력을 넘어선 것이었다.


배짱 하나는 천하일품인 그가 말년에 몰락의 길로 들어선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욕심과 굴복할 줄 모르는 그의 성품이 아닌가 싶다. 그가 굴복한 사람은 단지 한 사람, 박정희 전 대통령 뿐이었다.

무수한 이야기꺼리를 남기고 꺼져가는 그의 말년의 인생, 군인으로 남았거나 ,아니면 백담사에서 인생의 정의를 깨우치고 나왔으면 좋았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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