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적성검사와 진로결정
▶ 어려서부터 본인 재능과 좋아하는 것 파악 다양한 검사도 도움… 늦어도 바른 선택 중요
어린 학생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학부모들도 어릴 때 어른들이“너는 커서 뭐가 될래”라고 물어본 기억들이 아련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이때 자신있게 대답했던 사람도 있고 그저 정확하게 답변하지 못한 채 우물거리고 넘어간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일찍 찾아서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효율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시간과 경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학생들은 일찍 전공을 결정하고 일관된 학과목 선택과 과외활동,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통해 본인의 커리어를 잘 개발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대학 4년동안 전공을 여러 차례 바꾸다가 애매하게 되어버리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대학 4년은 금방 흘러간다. 또한 소위‘돈이 되는 전공’을 위해 본인의 적성과도 맞지 않는 것을 공부했을 때 그 시행착오로 인한 시간과 돈의 낭비는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나아가서는 본인이 속한 공동체에도 손실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본인도 노력해야 겠지만 사실 부모와 교사의 조언도 중요하다. 특히 부모가 주관적인 견해에 치우쳐 제대로 보지 못하는 자녀의 적성을 테스트를 통해 객관화시킨다면 어린 자녀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적성검사를 왜 받는가
자녀가 과학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부모는 자녀가 수학에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대학에서도 과학을 전공하는 게 맞는 선택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럴 때 자녀의 진로는 과학과 관련된 방향으로 가야 성공할 것인지는 쉽게 답을 내놓을 수 없다.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답 가운데 하나는 전공과 진로가 꼭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따라서 자녀의 진로에 대해 나름대로 가장 근접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적성검사이다. 적성이 사회생활에서의 성공과 직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얻게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대입 컨설팅 업체 ‘플렉스 칼리지 프렙’의 서니 오 원장은 “학생이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하면 재미를 느껴 자연스럽게 잘할 수밖에 없다”며 “파악한 적성에 근거해 올바른 전공을 정하는 것은 인생항로에서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자녀의 적성을 어떻게 찾는가
자녀의 장점을 찾아보는 노력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고민해야 할 몫이다. 자녀의 장점과 단점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부모일 수 밖에 없다. 자녀가 갓 태어나 아장아장 걷기 시작해 유치원,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중학교 사춘기를 지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자녀를 많이 아는 것은 부모이다. 적성검사 이전에 부모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모든 사람이 다 포기한 아인슈타인을 그의 어머니는 끊임없는 관심과 격려, 애정으로 세계 최고의 과학자이자 물리학자로 키워냈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 어린 아들의 재능을 알아 챈 어머니가 있었기에 학교에서 쫓겨난 아인슈타인이 전 세계가 존경하는 위대한 인물이 되었던 것이다.
적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때는 보통 고등학교에 진학해서이다. 입시와 관련, 어떤 분야의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일반적이고, 초보적인 판단을 위해 이용하게 되는 방법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과목들 가운데 성적이 우수하고 자녀가 좋아하는 과목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 방법은 비전문적이지만, 그런대로 적용될 수 있다. 고교과정은 일반적으로 교양과목을 배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과목들 중에서 어느 것들을 잘한다고 이것이 대학의 전공과 연결된다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여기에 진로까지 연결한다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공이란 어떤 분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학습 능력에다 성격과 인성까지 파악할 수 있다면 자녀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된다.
■진로 결정을 언제 하면 좋은가
진로 결정은 사실상 빠를 수록 좋다. 그러나 적성에 근거한 진로 결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누가 의사가 되었다고 혹은 변호사가 되었다고 혹은 봉급이 높다고 이를 따라하면 반드시 후회하게 마련이다. 자신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아는 것은 학생 자신이다. 자신이 잘 하고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차가 있어 이러한 결정을 빨리 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늦게야 본인의 성향이 확연해지면서 진로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일찍 결정했다고만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대기만성이라는 말도 있기 때문이다.
■적성검사 종류
자녀의 성격이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검사방법은 다양하지만 그 가운데 주로 사용되는 방법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DAT(Differential Aptitude Test)학습 능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크게 공간, 시각, 추상적 개념, 기계처리력, 수학처리력, 언어능력(두 가지), 속도처리 등 8개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테스트는 다른 학생들과 비교가 가능한데, 영역별로 상위권에 들어간 자료를 얻게 되면 진로와 관련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공간과 시각영역에서 뛰어나면 건축이나 디자인 분야가, 추상적 개념에서 뛰어난 점수를 받는다면 생물, 물리, 사회학 등과 연결될 수 있다. 또 기계처리력이 좋으면 어떤 이론을 바탕으로 답을 찾아내는 능력이 남다를 수 있다.
속도처리 영역은 집중력과 속도가 뛰어나 남들보다 짧은 시간에 실수 없이 무엇인가를 해결해 낼 수 있는 강점을 보여준다. 평소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시간제약 등 환경이 변화되면 엉망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속도처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테스트는 어느 한 영역만을 관찰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8개 영역들 가운에 복수의 영역에서 강점을 모아 분석한다그러나 DAT는 학습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자녀의 적성, 진로 방향까지 확대 해석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그래서 병행해야 하는 검사가 흥미 적성검사다.
2. 흥미 적성검사
IIT(Interest Inventory Test)라고 하는데 현대사회의 직업군을 6가지로 나누어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6가지 직업군은 ▲사회형 ▲경영형 ▲관습형 ▲현실형 ▲연구형 ▲예술형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어느 유형에 들어갔다고 해서 그것이 곧 그런 유형의 진로로 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흥미와 적성은 부모의 영향을 받기때문에 어떤 유형에 속했어도 능력이 없으면 성과를 거두기 힘들어진다.
3. 성격검사(Personality Test)
한두 번의 검사를 받았는데 관심과 흥미, 학습능력 등에서 연구형과 매치됐다고 의대에서 공부해도 좋다고 단정해도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연구형인데 장기적인 교육을 견뎌내고, 극복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성격과 인성에 대한 검토가 이어져야 한다.
성격검사는 성격을 구성하는 16개 요소, 즉 온화, 정서적 안정, 대담성, 개방성 등을 다시 ▲외·내향성 ▲강직성 ▲독립성 ▲절제성 ▲심리적 안정성 등 5가지로 묶어 어느 쪽에 해당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4.MBTI 적성검사
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칼 융의 성격유형 이론을 근거로 개발한 인간 이해에 아주 유용한 도구이다.
MBTI 검사는 ▲외향, 내향주의 초점: 에너지의 방향은 어느 쪽인가? ▲감각, 직관 인식기능: 무엇을 인식하는가? ▲사고, 감정 판단기능: 어떻게 결정하는가? ▲판단, 인식 생활양식: 어떤 생활양식을 채택하는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