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지붕(Roof) 검사는 한 눈에 볼 수 있어 단순한 검사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쉬우나 오히려 햇볕, 비, 눈, 바람과의 빈번한 접촉이 이루어지는 모든 건축물의 최상단 덮개라는 상징성 때문에 더욱 철저한 검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다.
1층 없는 2층이 없듯이 지붕 없는 건물은 없다. 그 모양과 구조, 재료만 다를 뿐이다. 초가지붕의 정겨움이 있는가 하면 흔하지는 않으나 부와 고상한 면모를 자랑하는 기와장(Clay Tile), 돌판(Slate) 혹은 나무(Wood Shake) 지붕이 있고 오늘날에는 가장 흔한 아스팔트(Asphalt Shingle)지붕이 일반주택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와 더불어 평면 지붕(Flat Roof) 또한 여기저기 자리 잡고 있다.
홈 인스펙션(Home Inspection)시 지붕 검사는 외부 육안검사와 내부의 다락(Attic)검사를 통해서 하자(Defect) 유무를 살핀다. 이는 지붕의 손상여부와 누수(Leaks)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지붕에 직접 올라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위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붕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주의 검사 규정(Code of Ethics and Regulations for Home Inspectors: Section 197-5.7)에도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지붕에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Not required to walk on or access a roof)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붕에 올라갈 수 없다면 어떻게 지붕을 검사했는지에 대한 방법, 예를 든다면 망원경 등을 사용하여 검사하였다는 사실을 검사 보고서에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붕의 외부검사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 항목별로 검사를 한다. 여기서는 가장 흔히 사용하고 있는 아스팔트 지붕을 예로 설명하고자 한다. 지붕에 구멍(Hole)이 있는지, 지붕 널(Shingles)의 손상여부, 지붕이 아래로 휘어(Sagging)있지는 않은지, 아니면 지붕 표면이 마치 파도처럼 위 아래로 너울져(Wavy)있지는 않은지 살펴본다.
지붕의 모서리 면에 부착되어 있는 일종의 빗물막이 역할을 하는 플래싱(Flashing)이 필요한 장소에 적절히 설치되어 있고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지의 여부와 빗물받이 홈통(Gutter와 Downspout) 역시 처마면(Fascia Board)에 잘 부착되어 있는지의 여부, 그리고 지붕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구조물이 손상되거나 부패되어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실내에서 지붕에 올라갈 수 있는 출입구를 갖추고 있는 평면지붕(Flat Roof)을 제외하고는 지붕에 올라가는 경우가 많지 않은 관계로 그 대안으로 지붕아래 다락의 검사가 아울러 철저하게 실시된다.
그러나 다락검사에도 그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주택의 다락이 낮고 좁아 실제로 걸어다니면서 지붕을 살필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락입구로 얼굴을 내밀고 플래시라이트를 비추며 문제점을 찾아내고자 악전고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샅샅이 뒤지건만 그 마저도 충분하지 않다면 마지막 단계가 바로 다락 밑 침실이나 화장실 등의 천장과 벽면을 검사하기 시작한다. 실상 지붕검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바로 누수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 실내 천정의 검사는 지붕 검사의 최종 단계로 간주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자연의 물질 중 빗물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 빗물이 지붕을 통해 새고 있다면 당연히 천장이나 벽면에 떨어지거나 흘러 그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지붕 문제의 실체를 확인하게 되고 이를 검사보고서에 나열하게 된다.
지붕을 뚫고 지붕위로 빠끔히 나와 있는 것들로 스카이라이트(Skylight), 굴뚝(Chimney), 다락환기통(Roof Vent), 하수관 환기통(Plumbing Vent), 목욕탕(화장실) 환기통(Bath Vent)등이 있다. 실상 지붕누수가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 돌출물들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것은 바로 플래싱으로 플래싱과 환기통의 설치는 경험 있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설치 과정를 꼼꼼하게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설치 순서에 따라 제대로 설치되었는지의 여부는 검사 중 육안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편이다.
홈통은 대표적인 지붕부착물 중의 하나다. 굳이 홈통을 설치하는 이유는 지붕에서 흘러내린 빗물이나 겨울에 눈 녹은 물이 집주위에 고이는 것을 방지하고 홈통을 통해 한꺼번에 안전한 곳으로 가능하면 집에서 먼 곳으로 흐르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들 물이 집 주변에 머물러 있는 경우 지하실 누수의 주범이 되고 아울러 지하실 균열의 원인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건물침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겨울에 눈 녹은 물을 집 주변에 방치하는 경우 땅속으로 완전히 배수되지 않은 채 지하실 외벽에서 얼어붙어 부피가 늘어나게 되면 지하실벽에 심각한 압력을 가하게 되고 이는 균열로 인한 많은 수리비용을 지출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