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동행’ 같은 어려운 처지의 가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그 집에 엄마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표정이 많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엄마가 있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결핍이 덜 느껴진다. 그리고 좀 더 안정되어 보인다.
얼마 전에 자동차를 운전해 가다가 교차로에서 잠시 서게 되었다. 무심코 인도로 걸어가는 엄마와 아들이 눈에 띄었다. 두 살 정도 되는 남자아이는 뭔가가 신나서 엄마 손을 잡고 걸어가고 건널목이 나타나자 엄마가 아이를 품에 안고 건너갔다. 그냥 흔히 보는 장면이었는데도 가슴이 따뜻해졌다. 그건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모성의 밝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나의 세 아이가 생각났다. 나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붙여준 세 명의 아이들은 나로 인해서 행복할까? 나와 우리 아이들이 함께 있을 때 저런 따뜻함을 누군가 느낄 수 있을까? 엄마인 나는 벅차고 충만했는데 내 아이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첫아이 낳았을 때 세상 모든 사람이 모두 엄마의 자식들이라는 걸 새삼스레 느끼고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달았던 순간이 있다. 세상은 갈수록 험악해지지만, 우리가 모두 엄마의 자식들인 이상, 모성의 따뜻한 밝음이 우리를 지켜주기를, 내 아이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비춰주기를 바라고 또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