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절경 해치는 사옥 신축

2013-08-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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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선 / 뉴욕 예술가곡연구회장

뉴저지 잉글우드 클립스 LG사옥 신축이 최근 보류중이다. 타운 건축높이 규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는 환경단체들이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4명의 전직 뉴저지 주지사들이 사옥신축에 반대하는 뜻을 LG기업 사장 앞으로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수백만명이 즐기는 역사적인 장소가 훼손되고 암벽절경이 망쳐질 것에 대한 우려에서다. 뉴욕타임스와 뉴저지지역 최대신문인 스타레저가 사설을 통해 이 건물의 신축을 반대했다. 여기에 맞서 LG사는 소송을 제기한 단체들, 전직주지사들, 신문사들을 모두 반박하고 나섰다. 광고를 통해서도 반박을 되풀이했다.

역사적장소로 불리는 ‘Fort Tryon’ 파크는 1935년 록펠러가 1,500만달러를 들여 만든 공원이다. 이곳에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분관이 있고 중세시대의 희귀한 미술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이 명소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큰 기쁨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높은 고원지대를 이루고 있는 공원에서 굽어보는 허드슨 강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과 강 건너편 뉴저지 쪽에 끝없이 펼쳐진 암벽이 강물에 반사되어 이루는 절경이다. 한참동안 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빼어난 절경에 감탄이 절로 난다. 143피트의 높은 LG사옥이 들어서면 이처럼 아름다운 절경이 망쳐질 것은 뻔한 일이다.

LG사는 세세무궁토록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을 해쳐서는 안 된다. 전직 주지사들과 미국언론에 사과의 뜻을 밝히고 암벽절경을 해치지 않는 낮은 건물신축을 해야 마땅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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