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S 코로나 경로회관에서 YCAP 봉사활동 중인 임예림(왼쪽)양과 조민희양이 마늘을 다듬고 있다.
노인들의 점심시간을 앞둔 뉴욕한인봉사센터(KCS) 코로나 경로회관. 구석 테이블 한켠에 10대 소녀 두 명이 연신 마늘을 다듬고 있었다.
뉴욕한국일보와 KCS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3년 청소년 하계 자원봉사 프로젝트(YCAP)’에 참가 중인 임예림(17·롱아일랜드 미네올라 고교), 조민희(14·브롱스 사이언스 고교)양은 하루 4시간씩 어르신들의 점심식사 준비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마늘 다듬기는 그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무다. 처음엔 서툴렀지만 다행히 이젠 제법 속도가 붙을 만큼 능수능란하다. 이날도 두 학생이 다듬은 마늘이 높게 쌓여 있었다.
조 양은 “우리가 다듬은 마늘은 이후 다양한 음식에 들어간다”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매우 귀중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두 학생은 이번 YCAP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까진 KCS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몰랐다.
“처음엔 노인 분들이 많다는 말에 ‘널싱 홈’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아니더라구요.”짧은 시간이지만 이들은 직접 주방에서 일을 하면서 지역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겐 없어선 안 될 곳이라는 것을 점점 깨닫고 있다. 특히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또 KCS가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한 시간을 달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보면서 왠지 모를 뿌듯한 마음까지 품고 있다고.
임 양은 “조부모 모두 한국에 계시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을 하며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며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 조부모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섬기고 봉사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옆에 있던 조양 역시 “맛있게 식사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 절로 기쁜 마음이 든다”며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같은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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