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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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의 윤리

2013-07-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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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시인

우주는 천지인의 아름다운 조화로 이루어졌다. 하늘은 우주를 감싸고, 땅은 만물을 기르고, 인간은 하늘의 위탁 받은 자가 되어 세상을 다스린다.

논어에 보면 “큰 부자는 하늘이 내고, 작은 부는 자신의 노력으로 이룩할 수가 있다(大富由天 小富由勤)”고 하였다. 어느 나라나 큰 능력의 기업인이 숱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보장해 준다. 그런 면에서 이병철 씨나 정주영 씨 같은 분들은 민족의 영웅이다.

오늘날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도 성실한 기업인들의 확고부동한 경영철학이 있었기 때문이요, 삼성 현대 LG 같은 대기업들의 부단한 연구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 성공의 비결은 경영인의 탁월한 실력과 능력, 그리고 끈질긴 저력이다. 더구나 한국의 대기업들은 6.25 사변으로 국토가 초토화된 빈들에서 일어섰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겨우 반세기를 넘긴 짧은 역사 속에서 이런 대기업을 이룩하였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역경 가운데서 ‘티끌을 모아 태산을 이루는’진합태산(塵合泰山)의 수고와 ‘작은 것을 쌓아서 큰 것을 이루는’적소성대(積小成大)의 꾸준한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며칠 전 한국의 대기업 중 하나인 CJ그룹의 이재현 회장이 국내외에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운용하면서 횡령 탈세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다. 그가 법대로 경영해도 자신과 가족들이 평생 호의호식하고, 존경 받으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는데 왜 거액의 세금을 포탈하고, 돈을 해외로 빼돌린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세계적 부호 카네기는 “부자가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치욕이다”라고 술회하였다. 기업이란 재능 있는 사람에게 하늘이 사업을 맡겨 자신은 물론 국가와 이웃들에 베풀라고 위탁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격언에 “사람은 큰 사람의 덕을 입고, 나무는 큰 나무의 해를 입는다(人長之德 木長之敗)”고 하였다. 그늘진 큰 나무 밑에 있는 작물은 고사리뿐이다.

돈은 부귀빈천 돌고 돌아야 한다고 돈이라 하였다는데, 이미 많이 가진 부자가 독식을 하겠다는 것은 지탄을 면할 수가 없는 일이다.

19세기에 유명한 사상가요, 케임브리지 대학 근대사 교수였던 액튼 경은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전두환, 노태우, 전 국정원장 원세훈, 김종신 전 한수원장, 영훈 중 이사장 김하주의 비리를 보면서 마음이 슬퍼진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기 위하여 흥청망청 살다가 결국 영양실조에 걸려 죽은 하워드 휴즈의 빗나간 삶은 과욕의 종말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는 카네기나 록펠러와 같이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인이 필요하다. 성실하게 벌어서 이웃과 공유하는 기업인, 윤리의식을 가슴에 지니고 백년 대업을 꿈꾸는 참된 기업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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