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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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방문, 분위기 직접 느껴보고 결정을

2013-07-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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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할 대학 리스트 만들기

▶ ‘합격 확실-확률 반반-상향지원’나눠 6~12개 바람직 재정보조도 고려…부모가 자녀의 선택 강요해선 안돼

고등학생이 본인이 입학할 대학을 결정하는 것은 쉬울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학 선택에 따른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지원하는 대학과 잘 매치가 되는 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고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라면 약간 경쟁이 덜 심한 대학도 고려해볼 일이다. 어느 대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본인의 커리어와 앞으로의 삶의 질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받기 때문에 대학의 명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대학을 졸업해서 자신이 일자리를 잡을 수 있느냐를 최우선 기준으로 잡는 것이 요즘처럼 일자리를 잡기 힘든 불경기에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대학시절의 낭만도 즐기고 과외활동도 하면서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일단은 대학 리스트 작성시 본인이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동시에 생각해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는 노력이 중요하고 때로는 부모의 조언도 필요하다.

■직접 부딪혀서 느낀다

본인이 가보고 싶은 드림스쿨을 직접 방문해본다. 막연하게 알던 환상이 깨질 수도 있고 기대보다 나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의 명성에만 의존하여 리스트를 작성한다. 지원 전에 방문해보지 않고 입학만 되면 한 번도 직접 가보지못한 캠퍼스에 등록금을 지불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앞으로의 대학생활에 불만족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말 이 학교가 아니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캠퍼스를 서부, 동부, 중부 등 지역별로 안배를 해서 나눈다. 명문학교에 치우치지 말고 본인이 카운슬러, 선배, 부모님 등과 상의해 결정한다.

학교를 직접 방문해보면 느낌이 온다.

교육 전문가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학교의 명성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찾아가라고 강력하게 권한다. 그리고 대학을 방문하게 되면 지원과정에서 복잡하고 추상적인 부분들에 대한 해답이 나오고 학생들이 장차 어떤 모습을 그려나가야 하는 지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학에서 어떤 학생들을 원하는 지를 안다면 학생들 스스로도 자신의 꿈과 뜻을 맞추어 학교를 찾는 데에 도움이 된다. 같은 스펙을 가진 학생이라고 할지라도 대학의 취향에 따라서 같은 수준의 A라는 학교에서는 입학이 허가되고 B라는 학교에서는 입학이 거부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대학입학은 대학과 결혼하는 과정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학 방문은 대학 리스트 작성의 첫 걸음 중 하나이다. 학교 웹사이트에도 많은 정보가 있지만 직접 캠퍼스를 밟아보고 그 대학생들 사이에서 숨 쉬면서 전달되어 오는 공기를 감각으로 느끼어 보는 것은 그 어떤 것에도 비교될 수 없다. 대학 4년을 집이라고 부르게 될 그 곳을 직접 온 몸으로 경험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틀리다.

방문을 통해 대학 리스트를 정리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예를 들어 NYU 같은 경우 뉴욕 다운타운에 있어 굉장히 다이내믹하고 재미있는 생활을 할 것 같지만 서부 지역의 학생들에게는 대학 교정이 없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학생에게는 캠퍼스 방문이 특정 대학과 사랑에 빠져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너무 복잡한 스타일이 싫을 수도 있다.

직접 방문해서 살펴봐야 할 리스트를 미리 작성한다. 예를 들어 ▲향후 장래희망과 특정 대학이 맞는가, 관심과목이 전공으로 제공되는가, 전공이 바뀔 경우에 대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는가 ▲수업 당 학생 수와 학생 대 교수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어떤 학생 클럽이 있으며 자신의 특기, 취미와 맞는 것이 있는가 대학 주위 환경은 어떠한가 ▲지역의 기후는 어떠한가 ▲보통 학생들은 어디서 주거하는가 등을 면밀히 조사해본다. 이렇게 철저히 조사를 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지원대학은 몇 개로 압축하는가?

정답은 없다. 그러나 보통 입시 전문가들은 8~10개가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만약 지원할 대학을 8개 정도 정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어떻게 해서든지 최소 6개는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너무 많이 지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지원 대학 수가 12개를 넘어서면 각 대학의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할 수가 없게 되며 어느 대학이 나에게 적합한 대학인지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따라서 지원을 생각하는 대학 리스트를 검토한다.

많은 예비 12학년생들은 지금쯤 마음이 가는 대학 몇 개는 아마 방문했을 것이다. 이는 대학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취득했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명확한 아이디어를 얻었음을 뜻한다. 캠퍼스 방문을 통해 방문 전에 좋아했던 대학이 싫어졌을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초기 리스트를 들여다보며 내가 진정 지원하고 싶은 대학이 어디인지 가려낸다. 관심을 잃은 대학들을 과감하게 지우도록 한다.

또한 경쟁률을 감안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확실히 합격할 대학이 몇 개는 들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의 아카데믹 스펙으로 확실하게 합격할 수 있는 대학, 입학을 거부당하는 것보다 합격할 확률이 높은 대학, 불합격 처리될 가능성이 합격할 가능성보다는 높은 대학. 진학하고 싶지만 실제로 합격할 가능성은 아주 낮은 대학 등으로 나눈다.

최종 리스트를 작성할 때 자기 자신에게 솔직할 필요가 있다. 내 분수에 넘는 대학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카운슬러에게 도움을 청한다. 카운슬러는 학생의 학업 기록과 그 학교 졸업생들이 미국 내 여러 대학에 합격하거나 불합격한 기록을 모두 갖고 있다. 누구보다 수험생에게 필요한 입시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적격자가 바로 고등학교 카운슬러이다.

■경제위기이후 재정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

2008년 경제위기이후 미 전국적으로 대학의 학자금 보조가 크게 줄어든데다 학생이나 부모들도 예전처럼 명문사립대보다는 실속있는 공립대학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과다한 대학 학비는 많은 학생 및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재정이 큰 이슈라면 지원할 대학 중 합격하면 학비조달이 가능한 대학들을 집어넣도록 신경 쓴다. 많은 대학들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상 학비보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한다.

입학허가서를 받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연 학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또한 학자금 융자금을 어떻게 상환할 지도 검토해본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도 많은 중산층 가정이 명문 사립대에 입학했어도 가정 형편 때문에 학교를 바꾼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학부때 학비를 아낀다면 대학원에 가서도 본인에게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부모들을 위한 조언

자녀가 작성한 지원 대학 최종 리스트를 보고 크게 실망하는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명문대학이 한 개도 눈에 띄지 않거나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대학도 포함되어 있을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대학을 부모가 가는 것은 아니다. 부모들은 이게 누구의 미래가 달린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아닌 자녀의 미래가 달린 것이다.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과정이 대기하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하고, 사려 깊은 질문을 하며 자녀가 어떤 선택을 하던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리스트에 올라 있는 대학 중 어디에 가더라도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Yes’가 아니라면 지원할 대학 리스트를 작성하는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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