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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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창

2013-07-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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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옥교 시인

사람은 저마다 마음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마음을 바르게 가져야 한다” “선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라” 등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우리는 자랐다. 사람을 평가할 때도 “저 사람은 정말 착해, 법이 없어도 살 사람이야”’라고들 말한다. 우선 마음이 착해야 좋은 사람으로 간주 된다.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정직하다고 말해준다. 글을 쓸 때 숨김없이 다 드러내놓기 때문에 어느 땐 민망하다는 충고도 해준다.

글을 쓰는 것만큼 자기 자신의 속을 들여다보는 작업도 없을 것이다. 끊임없이 자기 마음의 창을 바라보며 하고 싶은 말을 찾아내는 그것은 마치 옹달샘에서 더 깨끗한 물을 찾아내는 작업과도 같다. 거르고 걸러서 더 없이 깨끗한 정화수가 되었을 때 필자는 만족한다.


우리 집의 베란다는 정동향이어서 아침에 뜨는 해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창으로 바라보는 아침 해는 밝고, 빛나고 장엄하다. 태양이 비칠 때 모든 사물은 빛이 나고 싱싱하게 살아난다. 어둠이 걷히고 태양이 솟아오른다는 것은 새로운 빛과 함께 희망을 약속한다.

나는 힘차게 솟아오르는 아침 해를 사랑한다. 아침에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새벽의 언덕길을 천천히 걷는 것을 좋아한다. 머릿속으로 오늘의 할 일들을 정리하고 기도도 하는 나만의 조용한 시간이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우리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번 마음을 정하고 그것을 실행한다는 것은 마음과 달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 걷는 운동이 좋다는 것을 다 알면서도 그것을 잘하지 못한다.

나는 젊어서 테니스 광이었다. 그 덕분에 지금도 튼튼한 다리를 갖고 있다. 그 당시 테니스를 재미로 했지 늙어서 튼튼한 다리를 가지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그때 결혼과 함께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내 큰 며느리는 오십이 넘은 시어머니가 궁둥이가 짧은 치마를 입고 대로를 활보하고, 수퍼마켓도 드나드는 것이 꽤 충격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모두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착한 사람도 한순간 나쁜 마음을 가질 수가 있다. 그러나 그 나쁜 마음을 죽이고 착한 마음이 이길 때 우리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살 수가 있다.

사랑과 미움이 종이 한장 차이듯 선과 악도 마찬가지다. 마치 빛과 어둠이 함께 존재하듯 사람들의 마음에는 늘 선과 악이 존재하고 매 순간마다 그것들이 싸운다. 양심을 가진 사람들은 이왕이면 다 착하게 살고 싶어 한다. 다만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이 달라질 뿐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의 창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는 일이다. 써야 하는 언어들을 골라내고, 그 말들이 진실하고 유연하게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어야 한다.

나는 오늘도 한편의 글을 쓰며 내 마음의 창을 들여다본다.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보이는지 그것을 보기 위해 내 영혼은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고 있다. 그 답을 얻기 위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나는 아직도 그것을 몰라 목이 마르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그 목마른 영혼의 갈증을 풀기 위해 매일처럼 되풀이 되는 하염없는 몸짓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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