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추억을 함께 나눈다는 것은 또 다른 추억을 만드는 기쁨이 다. 오래전 대학 다닐 때 자주 가던 치킨 집이 있다. 당시에는 한인 대학생들이 다닐 수 있던 곳이 두어군데 밖에 안된 터라 자주 갔고 그만큼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장소다.
주인이 몇번 바뀌고 실내 분위기도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어서 치킨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과 자주 가곤 한다.
지난 주말 치킨이 먹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에 추억의 그 장소로 갔다. 테이블에 앉으며 시작되는 나의 기억의 보따리들을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했다. 옛날에는 말이야.... 하면서 시작되는 엄마의 이야기를 “정말?”이라는 추임새로 받아주며 한참을 웃고 떠드는 사이 인심 좋은 주인아주머니의 애피타이저 서비스도 나오고 어느새 주인아주머니도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추임새 하나가 더 느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유난히 그 치킨 집을 좋아하는 것이 엄마의 추억 때문이기도 한가 보다. 맛난 음식에 엄마의 추억이 달콤함을 더해준다는 딸아이의 말, 그냥 하는 말은 아닌 듯하다. 시간이 흐른 먼 훗날 난 같은 장소에 대한 다른 시간대의 또 다른 추억을 가질 것이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한 이 치킨 집의 기억이 또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추억이라는 이름을 하고 나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낼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난 작은 바람이 생겼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까지 함께 같은 장소에서 추억의 이야기보따리를 풀고 싶다는 .... 나의 소중한 추억을 위해 치킨 집의 장수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