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 마음

2013-07-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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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원 / 자유기고가

어머님과 작별한지 어느 덧 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일년에 한 두번 성묘를 하는 게 아니라 거의 매일 일과처럼 묘지를 찾았다. 그 동안 정성껏 가꾼 장미가 자라서 계속 몇 송이씩 올라오고 국화도 매년 때가 되면 활짝 만개하는 게 꼭 생전의 밝은 어머님 얼굴을 보는 듯하다.

얼마 전 TV에서 가수 김태원 씨가 어머니와 식사를 하며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팔순을 바라보는 모친이 오십을 목전에 둔 아들에게 던지는 애정 어린 눈빛을 보며 오랜 만에 눈물을 흘렸다. 김태원은 어려서 음악적 재능이 있었지만 사회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그래서 정신병원 행까지 했던 아들을 지금의 ‘김태원’으로 우뚝 바로 서게 한 힘과 배경은 역시 ‘어머니’였다. 그는 두 번이나 감옥생활을 했다. 이때도 늘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는 형무소 면회를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방송 중 김태원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귀신이 된다 해도 난 어머니를 만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 아들에게 어머니가 말했다. “남한테 인간성 좋다는 소리 들어. 싸가지 없게 굴지 말고...” 이 이상 좋은 충고, 올바른 가르침이 있을까. 아들은 ‘더 자랑스런 아들이 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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