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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긍정적 격려와 객관적 평가의 균형

2013-07-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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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퀸즈 칼리지 화학과 교수·재미과학기술자협회)

미국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흔히 읽혀주는 동화 중에 ‘골디락(Goldilock)’이 있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고,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도 않고, 그저 자기에게 딱 맞는 것들을 선택하는 꼬마 여자 아이 골디락에 대한 얘기가 주는 교훈은 얼핏 보기에는 애매하다. 하지만 쉽게 잊혀 지지 않는 내용이며 그 단순한 이야기 속에 자녀 교육의 중요한 원리가 담겨 있다. 이목과 외적인 간섭이 없을 때 아이들은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선택하고 자신의 결정에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로 골디락의 원리(Goldilock’s Princple)는 공학에서 중요한 실용적인 지침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첨단의 기능이 있는 기계와 제품을 선호하지만 그것이 과하면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느낀다. 물론 적절함이란 개인, 문화, 시대에 따라 다르고 변화한다. 하지만 특정 시기의 특정 개인에게 나름대로의 적합한 정도가 분명히 있고 그것을 찾는 것이 낭비와 시행착오를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육에 있어 서로 상반된 두 가지 필수 요소를 들자면 ‘긍정적 격려’와 ‘객관적 평가’를 꼽을 수 있다.


골디락의 원리를 적용하자면 성공적인 교육은 그러한 격려와 평가의 균형과 조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평가가 수반되지 않는 격려와 칭찬은 환상과 아집을 키우기 쉽고, 시험과 비판이 지나치면 즐거움과 자체적인 동기가 죽어 버린다. 따라서 긍정적 격려를 통해 스스로 즐겁게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면서도 시험을 통해서 검증하고 배우는 마음의 자세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 과연 적절한 균형의 정도인가 하는 질문에는 쉬운 답이 없고, 그 정도는 개인, 세대, 지역, 민족에 따라 판이하다. 아마도 한국 교육문화의 특성이나 문제는 무엇보다도 평가에 아주 큰 비중을 둔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많은 한국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공부는 시험공부를 의미하며 학업에서의 성공은 우수한 시험성적과 동등시된다. 만약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완결된 지식체계의 학습에 있다면 이러한 접근 방식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평가와 시험은 항상 단편적일 수밖에 없고 인간의 노력을 조건반사적으로 만들기 쉽다. 평가되지 않는 것은 무시하고 시험이 없으면 노력하지 않는 것이 습성화된 개인에게는 새로운 모험을 감행한다거나 자신이 진정으로 흥미와 관심을 가지는 것에 열정을 갖고 몰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미국 교육문화의 강점은 칭찬과 격려에 아낌이 없다는 것이다. 못해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해주고 잘한 일에 대해서는 fantastic, excellent, superb, proud 등의 수식어들을 아끼지 않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또한 그러한 긍정의 문화는 여럿이 모여서 해야 하는 공동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칭찬과 격려만 있다면 그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그것이 교육자나 부모들의 편리한 도구로 쓰이는 입에 발린 소리일 뿐이라면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다. 인생에서 부딪히고 도전해야 할 어려움과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는 겸손함은 참된 발전의 시발점인데 게으름과 편의에 근거한 진정성 없는 격려는 그것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균형은 절충이 아니다. 또한 참된 균형은 동적이고 끊임없는 발전을 의미한다. 이는 두 가지 상반된 요소가 가능한 한도에서 극대화 되고 최대의 결과를 위해 조절되고 조화롭게 통합됨을 의미한다.
또한 균형은 어느 방향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한국 부모들과 교사들은 시험에 대한 중시와 평가의 결과에 대한 높은 기대 가치를 이미 갖고 있기에 거기에 상응하는 칭찬과 격려에 새로운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앞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아무리 작은 발전에도 진심이 우러나오는 칭찬을 한다면 아이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학업에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반면 미국 교육은 좀 더 변별력이 있는 시험과 난이도 있는 교육을 중등학교와 고등학교 수준에서 키울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 교육계에서 이런 방향으로 많은 연구와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지만 수십 년 동안 지속되어온 학점 인플레이션과 기준의 저하를 돌이키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반면에 미국 대학들은 아직도 높은 교육 수준들을 유지하고 있기에 준비되지 않은 학생들은 대학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자녀들에게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게 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우울함과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터득하게 해주고 실패했을 때 더 큰 노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작은 성공에 자족과 자만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성장해서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자녀를 키우는데 주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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