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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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의 애끓는 심정

2013-07-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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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니스 리 / 레이크 우드

해마다 뒷마당 복숭아나무에 복사꽃이 만개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포근해지곤 한다. 한국 고향의 정취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북쪽에 고향을 두고온 실향민이다. 어린 나이에 어른들 손에 이끌려 남쪽으로 내려와 산지 올해로 63년이 넘어 이젠 70을 넘긴 나이가 되었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 지금 미국 집 뒷마당에 꽃이 피듯이 북에 두고온 고향집 뒷마당에도 매해 봄만 되면 복사꽃이 만개하던 기억이 난다.

6.25 전쟁이 난지 벌써 63년이 지났지만 통일은 멀게만 느껴진다. 통일은 제쳐놓고 고향에 한번 가서 조상님들께 인사라도 드리고 왔으면 좋겠는 데 그 누가 실향민의 이 애끓는 심정을 헤아려 주겠는가. 대부분의 실향민들은 점점 몸이 늙어가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데 누구 하나 나서서 실향민들의 마음을 생각해 주지 않는다. 한국의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실망과 좌절 그 자체이다. 날이 가면 조금이라도 정치가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 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서로 간에 이념 대결 아니면 자존심 싸움, 저질스런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는 꼴이다.

요즘은 국정원, NNL 가지고 싸움질이니 이렇게 싸움만 하다가 어느 세월에 대한민국에 평화의 봄은 올 것인가. 정치인들이 자기의 본분을 지켜 하루 속히 남북통일이 되도록 아이디어를 짜내주었으면 한다. 나라가 잘 되고 국민이 잘 사는 데 정치인들이 온 힘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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