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의 어머니 모니카 최씨는“아들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늘 생각했고 아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조언해주면서 항상 자식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을 때 고등학교를 갖 졸업한 맏 아들이 해병대로 입대했을 때 가슴이 아팠어요.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아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눈에 띄게 성장하고 혼자서도 거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자립심과 독립심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습니다” 맏 아들 샘이 해병대 제대후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현재 대학에서 엔지니어링 공부를 하고 있다고 밝힌 어머니 모니카 최씨는 아들이 자신의 앞길을 스스로 찾아서 잘 개척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들의 오늘이 있게 한 어머니 모니카 최씨에게 그 사연을 들어봤다.
-샘에 대해 소개해달라.
▲올해 24살의 건장한 청년 샘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느 사내 애들처럼 고등학교 시절, 게임을 좋아하고 페인트볼 하러 다니길 즐기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자랑이라곤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나 할까. 그라나다 하이 시절 성적은 중간이었다.
-커뮤니티 칼리지 다니다 갑자기 군에 입대한 이유는.
▲고등학교 졸업후 무어팍 커뮤니티 칼리지를 한 학기 다니다 갑자기 2008년 4월 군에 입대했는 데 그것도 훈련이 힘들기로 소문난 해병대였다. 아마도 학비를 대줄 능력이 없는 부모를 염두에 둔 것 같다. 평소에 남자는 군대에 갖다오는 것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었는 데 아마 이런 말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8세의 나이에 젊은 군인들이 이라크에 한창 파병되어가고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하길 쉽지 않았을텐데...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군에 입대하기 위한 준비는.
▲신체검사를 하기 전부터 모병관을 통해 어떻게 하면 군대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지 물어보고 열심히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하루 2~3시간씩 달리기도 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할 지 조언을 얻고서 군에 입대했다.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미리 계획하고 관련정보를 모으면서 본인의 커리어까지 바라보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던 것 같다.
-군 생활은 어땠나.
▲힘들다고 소문난 해병대의 훈련을 잘 마치고 4년간의 군생활을 무사히 잘 마쳐주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고등학교때 페인트볼 하러 다닌다고 잔소리를 많이 했는 데 그 덕택에(?) 군에 입대해서 사격상까지 받았다. 게다가 비행기 부품매입 보직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해서 워싱턴으로 포상 휴가도 가고 일반사병으로 대장과 함께 포토타임도 가졌다.
특히 3일간 극기훈련중 하루에 한끼밖에 안 주는 자신의 식사를 배고파하는 동료들에게 주기도 하고 일본을 비롯해서 미국의 여러 주를 다니면서 좋은 상관과 동료들과 군생활을 즐겁고 재미있게 마쳤다. 평소에 교육시킨대로 “같이 잘 살아야한다”는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정말 타고 난 군인 체질처럼 군에서 활약이 대단했다.
-샘의 향후 계획은.
▲지금은 4년 군생활을 마치고 무어팍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학비를 지원받으면서 엔지니어링 공부를 하고 있는 데 내년 학기 UCLA 공대 편입을 준비중이다. 대학졸업후 장교로 다시 군에 입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요즘 대학 졸업하고도 취업이 쉽지않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 같다. 본인도 군인 체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또한 군에서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공부를 계속 하더라도 학비가 무료인 베니핏도 작용했다. 장차 별을 단 한인 장성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머니로서 한 일은.
▲샘이 입대해서 제대할 때까지 열심히 기도했다. 사랑하는 아들이 군 생활하는 동안 즐길 수 있게 해달라고 또한 믿음의 좋은 상관과 동료 만나고 주위에 어렵고 힘든 자를 도와주는 사람이 되게 해달고 간절히 기도했다. 당시에 이라크에 파병된 병사들의 어머니가 자식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한 것처럼 말이다. 자식을 위해서 드리는 엄마의 기도는 하나님 가슴에 닿아서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했다.
-어떤 보람을 느끼나.
▲사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제가 2008년 layoff 당한데다 지난 해 살던 집도 차압당하면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아들의 대학 진학까지 겹쳐 대학 학자금은 물론 학원 한번 제대로 보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웠다. 그러나 이런 역경속에서도 대신 샘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아이가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조언해 주었다. 아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니까 자신이 결정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을 보았다. 보통 엄마들처럼 우리 아들이 좋은 대학나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를 원하는 엄마중에 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샘의 선택에 감사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