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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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자녀’ 혹시 게임중독?

2013-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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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벌이 부부 “집에 있어 안전”방심 금물

▶ 전문가들 “봉사 등 외부활동 기회 줘야”

긴 여름방학과 함께 초중고 자녀를 둔 한인가정에서는 학부모와 자녀의 한바탕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학부모 H모(41)씨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방학 시작과 함께 비디오 게임에 몰두하더니 벌써부터 온종일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책이라도 읽게 하려면 전쟁을 치러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여름방학을 맞아 가정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한인 청소년들이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에 몰입해 게임중독에 빠질 위험에 노출되면서 학부모들의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뉴욕일원 한인가정문제관련 상담기관 등에 따르면 한인 10대 청소년들에 대한 상담 가운데 게임중독이 폭력, 마약 문제 등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특히 이같은 게임 중독 문제는 학기 중 보다 방학기간 더욱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친구들과 다른 활동에 참여하느라 게임에 집중하는 시간이 제한되지만 여름방학에는 이런 기회가 줄면서 가정에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게임에만 집중하다보면 중독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것.

전문가들은 한인 청소년들이 여름방학 동안 인터넷 게임 혹은 태블릿 게임기 등을 시간제한 없이 하루 종일 사용하면서 심각한 게임중독에 빠질 수 있다며 올바른 여름방학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상숙 유스&패밀리 포커스 대표는 “맞벌이 부부가 많은 한인 가정에서 자녀를 집에 방치하면 자제력이 떨어지는 10대들은 게임에 쉽게 빠져 든다”며 “게임중독의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부모가 먼저 인식해야 자녀들의 건강한 여름방학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자녀들이 알차고 유익한 여름방학을 지내도록 부모와 자녀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비영리 단체를 통한 봉사활동 등 학생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외부활동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자녀가 집에만 있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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